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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문 대통령, 한승헌 변호사 조문…“옆 감방에서 내의 보내주신 분”

등록 2022-04-21 17:06수정 2022-04-22 02:47

빈소에 조문객들 발길 이어져
“생전 항상 유쾌하신 모습 눈에 선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인권변호사로 인권과 민주화에 헌신했던 한승헌 변호사의 빈소에 21일 고인을 추모하는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한 변호사의 빈소에는 수십년간 한 변호사와 인연을 맺어온 동료 선·후배와 정치권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빈소는 한 변호사의 배우자 김송자 여사와 자녀 4명이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엔 문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한 변호사가 발족에 참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조기 등이 자리를 지켰다. 김부겸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도 보였다.

이날 빈소엔 문 대통령을 포함해 고인과 고락을 함께하고, 도움을 주고받은 민주화 운동 원로들이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조문객을 맞기 시작한 이날 오후 3시께 빈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으로 큰 어른이셨고, 후배 법조인에게 큰 귀감이 되셨던 분”이라며 “저를 아주 많이 아껴주셨는데 너무 애통하다”며 유족을 위로했다. 고인과 동갑내기 ‘평생 절친’이자 민주화 원로인 이해동(89) 목사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같이 감옥에 수감됐다가 같은 날 석방되기도 한 마지막 절친이 떠나 황망한 마음”이라며 “많은 사람이 존경한 사람이지만, 나 역시 친구로서 항상 그를 존경했다”고 말했다.

어려운 와중에도 유머를 잃지 않은 고인의 정신을 기리는 발걸음도 계속됐다. 지난 2017년 고인의 반공법 위반 사건 재심을 주도한 김희수(63) 경기도 감사관은 “고인께서 5년 전 저를 찾아와 “반공법 위반으로 빨갱이로 남아있긴 억울하다”며 재심을 맡아달라고 하셨다”며 “고인께선 항상 제게 자랑스럽게 살진 못해도 부끄럽게 살진 말자고 저에게 가르쳐주셨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눈물을 훔쳤다. 문익환 목사의 딸 문영금(74)씨는 “고인은 ‘우리 가족 변호사’셨다. 아버님 문익환 목사가 연루된 사건에 앞장서서 도움을 주셨다”면서 “워낙 농담을 좋아하셔서 유쾌하신 모습으로 저희와 함께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2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한승헌 변호사의 빈소 접객실에 서대문형무소기념사업회가 마련한 한승헌 변호사의 일대기 추모벽이 놓여 있다. 고병찬 기자
2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한승헌 변호사의 빈소 접객실에 서대문형무소기념사업회가 마련한 한승헌 변호사의 일대기 추모벽이 놓여 있다. 고병찬 기자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조문을 마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으셨지만, 당신은 영원한 변호사였고, 인권변호사의 상징이었고, 후배 변호사들의 사표였다”고 한 변호사를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유신반대 시위로 1975년 서대문 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대학 4학년 때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돼 구치소에서 감방을 배정받았던 첫날, 한순간 낯선 세계로 굴러떨어진 캄캄절벽 같았던 순간, 옆 감방에서 교도관을 통해 새 내의 한 벌을 보내주신 분이 한 변호사님이었다”라며 “삼가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빕니다”고 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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