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전경.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 특수통들이 전국 검찰청에 전진 배치되자, 일선 검사들 사이에선 오는 6~7월 정기 인사에서도 코드 인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 때처럼 노골적인 ‘내 편 챙기기’ ‘편가르기’ 인사가 거듭되면 대다수 비윤석열 라인을 중심으로 한 내부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하루 만인 18일 나온 첫 검찰 인사의 여진은 이틀이 지난 20일에도 이어졌다. 정기 인사를 앞둔 일선 부장검사와 평검사들 사이에서는 “올 것이 왔다” “다음 인사까지는 지켜보자”는 말들이 나왔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예상했던 인사라 다들 애써 덤덤해 하는 분위기다. 다만 오는 검찰 정기 인사에서 코드 인사 피해 당사자가 되면 어쩌나 걱정은 든다”고 했다.
서울지역의 또 다른 부장검사는 “자신이 맡은 사건의 증거 조작으로 징계까지 받았던 사람을 공직기강비서관에 기용하는 윤 대통령의 인사가 주는 시그널에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검찰총장 시절 보여줬던 자기 사람 챙기기가 앞으로 검찰 인사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2019년 7월 검찰총장 취임 직후 단행한 코드 인사가 이번 인사에서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다. 당시 윤 대통령은 외부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특수부 출신 최측근들로 핵심 보직을 채운 바 있다. 형사·공판·공안 등 상대적으로 홀대 당한 부서 검사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고조됐고, 인사 전후로 검사 70여명이 줄사표를 내는 전례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일선 형사부 검사들을 챙기는 ‘탕평 인사’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 한 부장검사는 “취임 직후 급히 인사를 단행하다보니 제대로 검증할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고, 때문에 기존에 능력이 입증된 주변 사람을 등용했을 것이다. 정기 인사에서는 묵묵히 일하는 일선 검사들을 챙겨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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