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섞인 술을 마신 뒤 2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숨진 20대 남성 손님의 차량에서 약 2133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이 발견돼 경찰이 추가 수사에 나섰다.
7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5일 아침 강남구 한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차를 몰고 가다가 근처 공원에서 사고를 내고 숨진 20대 남성 손님 ㄱ씨의 차량에서 흰색 가루로 된 마약류 추정 물질 64g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마약류 여부 판단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성분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 해당 물질이 필로폰일 경우, ㄱ씨 차량에서 발견된 마약의 양은 2133명가량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통상적인 필로폰 1회 투약량이 0.03g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ㄱ씨가 교통사고가 아닌 마약류 의심 물질에 의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ㄱ씨는 지난 5일 아침 강남구 한 유흥주점에서 종업원 ㄴ씨와 술을 나눠마신 뒤 숨졌다. ㄴ씨도 집으로 돌아간 뒤 숨졌다. 경찰은 ㄱ씨가 차에서 발견된 마약류 의심 물질을 ㄴ씨의 술잔에 넣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에 ㄱ씨와 ㄴ씨의 부검을 의뢰했다. 더불어 경찰은 술자리에 동석한 손님 3명과 또 다른 종업원 1명의 인적사항을 특정해 마약 등 약물반응 검사를 위한 시료 채취 및 1차 조사를 완료하고 국과수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석자, 유흥주점 관련자 등 보강수사를 통해 사건 경위 파악 및 마약류 추정 물질 유통 경로 등을 계속 추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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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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