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경찰 회의’도 연기…류근창 “참석자 공개되면 희생만 발생”

앞서 ‘14만 전체 경찰회의’도 철회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인근에 세워진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근조 화환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며 일부 경찰들이 모여 30일 추진하려던 회의도 전면 연기됐다.

류근창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은 28일 오전 10시5분에 경찰 내부망 ‘폴넷’에 글을 올려 “30일 행사에 많은 분이 개인적으로 참석 희망 표시를 했지만, 참석자가 공개될 경우 희생만 발생할 것”이라며 “행사는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류 경감은 팀장급 회의를 처음 언급한 김성종 서울 광진경찰서 경감이 27일 ‘14만 전체 경찰회의’를 자진 철회한 뒤에도 100명 이하의 소규모 회의를 열겠다고 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소규모로 개최할 행사 장소와 시간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회의 연기를 결정했다.

류 경감은 “경찰인재개발원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30여명 내외의 동료들이 모이는 작은 행사를 추진했다”면서 “경찰관 몇몇이 커피숍에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눠도 단체행동, 지시위반, 품위손상으로 징계한다는 세상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번 결정은) 철회가 아닌 연기”라면서 “중앙경찰학교, 경찰인재개발원, 경찰대학, 행정공무원노조, 주무관노조 모두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시행령으로 경찰국을 설치해도 우리는 독립과 중립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곽진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