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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900평 밭 ‘대마 씨앗’으로 허가받고선…‘잎장빼기냐’ 대마잎 빼돌려

등록 2022-09-04 09:00수정 2022-09-04 10:42

환각 성분 없는 종자 재배는 합법
7kg 종자 수확 신고하고 30kg 몰래 수확·판매
경찰 “대마 재배 감독시스템 개선 필요”
경북 한 야산의 대마 재배지 전경. 서울경찰청 제공
경북 한 야산의 대마 재배지 전경. 서울경찰청 제공

법적으로 허용된 ‘대마 종자’ 재배로 허가를 받아 대규모로 대마를 재배한 뒤 이를 불법적으로 유통·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대마를 불법 유통한 판매자 ㄱ씨 등 4명과 매수·흡연자 13명을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유통에 깊게 관여한 ㄱ씨 등 2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시가 29억원 상당의 대마초 29.3kg과 재배 중인 대마 691주도 함께 압수했다. 경찰이 압수한 대마초 양은 약 9만7천명이 동시에 흡연 가능한 수준이다. 압수한 생대마도 최소 10kg 이상의 대마초를 취득할 수 있는 양이다.

검거된 4명은 선후배 사이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대마 종자’ 채취 목적으로 감독관청 허가를 받아 경북 지역 야산에서 3006㎡ 규모의 대지에서 대마를 재배했다. 대마 종자는 환각 성분이 없어 법이 규제하는 ‘대마’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이용한 이들은 행정기관의 점검 전에 대마초 약 30kg을 몰래 수확했고, 이중 약 1kg을 트위터와 텔레그램 등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전자담배용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직접 제조하고, 시장 반응을 살핀다는 차원에서 대마초 매수자에게 시제품도 무상으로 나눠준 혐의도 있다.

경찰은 대마 재배 과정에서의 허술한 감독 체계가 이런 범행을 일으킨다고 봤다. 이번에 붙잡힌 ㄱ씨는 지난해 대마재배 보고서 및 폐기보고서에서 ‘종자 7kg을 수확하고, 대마잎과 줄기 7kg는 폐기했다’고 기재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 그는 더 많은 대마를 재배하고 감독관청 점검 전 대마를 수확해 30kg 가까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대마를 취득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대마 재배 허가 후의 감독시스템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마약류관리법 및 시행규칙’을 보면 감독관청이 대마의 ‘파종 시’와 ‘수확 시’에만 재배자로부터 (생산현황·수량 등을) 보고받아 점검하도록 규정해 그 기간 사이의 실제 재배량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관리구조”라고 짚었다.

경찰 관계자는 “매수자가 대마초를 클럽에서 흡연한 사실, 연계된 사건에서 유흥업소 손님과 종사자 간 마약류 매매·수수·투약 등의 행위도 확인했다”며 “클럽과 유흥업소 등에서의 위법 사실 여부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마초를 판매한 일당이 애초 작성해 제출한 대마 재배·폐기 보고서. 해당 보고서에는 종자 7kg을 재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경찰 수사에서 그보다 더 많은 양을 재배해 몰래 수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제공
대마초를 판매한 일당이 애초 작성해 제출한 대마 재배·폐기 보고서. 해당 보고서에는 종자 7kg을 재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경찰 수사에서 그보다 더 많은 양을 재배해 몰래 수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제공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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