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한 유가족이 슬픔에 잠겨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희생자 유족들이 모이는 자리가 처음으로 마련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8일 페이스북에 “(참사일인) 10월29일 이후 많은 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희생자 가족들은 참사의 원인, 대응 과정,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풀리지 않는 의문도 많다”며 희생자 가족들의 부탁으로 모임을 열 계획을 밝혔다. 참사가 발생한 직후 여러 병원으로 흩어진 뒤 황망히 장례를 치러야 했던 희생자 가족들이 처음으로 함께 모이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양 변호사는 가족들이 모일 경우 논의 사항으로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구조활동 및 병원 후송 경위 △참사 발생 원인 및 참사 수습 과정에 대한 설명 △향후 수습·지원에 필요한 사항 △정부측에 대한 요청사항 △법적 대응을 위한 검토 등을 언급했다.
양 변호사는 장례를 치르고 사태를 수습하기까지 유족들이 가졌던 답답함도 전했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유족분들은 자신의 자녀가 어떻게, 언제 구조가 되어 조처를 받았는지, (또) 언제 병원으로 가서 사망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정부에서는 장례 지원을 주로 해 준 것 같고, (경위를)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함이 있다”며 “대통령, 경찰 보고 문제도 중요하지만 참사 희생자들의 가족에게는 ‘이렇게 해서 사고가 났다’거나 ‘앞으로 정부가 이렇게 하겠다’는 등 참사에 대해 책임 있게 설명해 주는 게 국가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말했다.
모임은 오는 11일 오후 2시로, 양홍석 변호사의 휴대전화와 이메일 주소(forright@gmail.com) 등으로 연락하면 장소를 개별적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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