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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신 풍자’ 양성우 시인 30년만에 교단 다시 서나

등록 2005-02-14 17:33수정 2005-02-14 17:33

죽호학원에 복직 요구서 제출

1970년대 유신 통치를 날카롭게 풍자했던 저항시인 양성우(61)씨가 30년 전 파면당했던 학교의 교사로 돌아가고 싶다는 복직요구서를 제출해 결과가 주목된다.

양씨는 최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을 받자 학교법인 죽호학원(광주중앙여고)에 “부당한 파면을 당한 뒤 줄곧 즉각적인 복직과 명예회복을 희망해왔다”며 “3월말까지 처리결과를 통보해달라”고 촉구했다.

양씨는 복직이 개인적으로 신분과 권리를 회복하는 일일 뿐 아니라, 학교 쪽도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명예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남 함평 출신인 양씨는 70년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중등교사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광주중앙여고에 재직하던 75년 2월 광주에서 열린 시국집회에 나가 저항시 ‘겨울공화국’을 낭송했다가 사직을 강요당했다.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농성과 문인들의 성명이 잇따랐지만 학교 쪽은 두달 만에 파면을 통보했다. 당시 시 낭송에서 파면까지 이어진 회오리는 이른바 ‘겨울공화국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교단 밖으로 내몰린 양씨는 77년 장편 ‘노예수첩’을 일본 월간지 〈세카이〉에 실었다가 구속됐다. 이후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활약하며 창작에 몰두해 〈북 치는 앉은뱅이〉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그대의 하늘길〉 등 시집 12권을 냈다. 그러나 88년 평민당 소속으로 13대 국회의원(서울 양천갑)을 지냈지만 한때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정치행로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죽호학원 쪽은 “이달 안에 이사회에서 양씨의 복직을 논의하겠다”며 “정년이 1년 남은 나이를 빼면 걸림돌은 없다”고 밝혔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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