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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한민국 함성’ 상업성에 찢긴다

등록 2006-03-07 19:09수정 2006-03-10 09:21

서울시, 시청앞 광장 등 ‘월드컵 응원권’ 기업에 판매
서울시, 시청앞 광장 등 ‘월드컵 응원권’ 기업에 판매
서울시가 기업에 판 서울광장 월드컵 응원권
“어게인 2002년” 국민축제 기대에 찬물
상업주의에 물든 ‘닫힌 광장’에서 벌어지는 축제도 신이 날까?

서울시가 2006 독일월드컵 기간(6월9일~7월9일·현지시각) 중 서울 시청 앞 광장(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의 길거리 응원권을 공개경쟁 방식을 통해 민간단체에 ‘판매’(하루 사용료 521만원)한 것을 두고 자발적인 축제의 의미를 훼손하고 상업주의를 부채질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두 곳에서 길거리 응원을 주최할 민간단체로 에스케이텔레콤(SKT) 컨소시엄(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한국방송, 에스비에스 참가)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시민들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과 문화연대 등 정당·시민단체는 “광장은 시민의 것”이라며 “월드컵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려는 상술을 당장 중단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의 ‘광장 판매’에 대한 비판은 세 가지로 모인다.

하나는 광장의 의미와 역사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과)는 “2002년 경험을 보면, 서울광장 앞 응원은 단순한 응원 이상의 의미가 있는 전국민적 행사였다”며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응원이 이뤄졌던 공간의 이용 권리를 특정 민간단체에 판매했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청 앞 광장은 단순한 응원공간으로 그치지 않고 6월 민주화운동 등이 일어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며 “이런 공간을 돈을 받고 양도한다는 것은 역사성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두번째는 응원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다. 문화평론가 남재일씨는 “서울시의 조처는 소비자 처지에서 보면 시민적 공간에 대한 자본의 식민화”라며 “시민이 해야 할 일을 기업이 독점해 광고나 마케팅에 맞게 조직화할 게 뻔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동통신 업계의 양대 라이벌인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에프(KTF)가 2002년에 이어 이번에도 응원 후원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런 우려를 더하고 있다.

케이티에프와 짝을 이뤄 이번 입찰에 참가한 붉은악마도 상업화에 편승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황영광(28·회사원)씨는 “붉은악마가 4년간 해온 것을 보면, 이익을 좇는 하나의 이익단체가 돼버린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세번째는 분열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의 독점사용이 발표되면서 붉은악마와 케이티에프 쪽은 다른 응원 장소를 물색하는 등 벌써부터 거리응원의 분열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서울시의 황치영 체육과장은 “월드컵 본선 한국의 두 경기가 새벽 4시에 열리기 때문에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고,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곁들여야 한다”고 광장 사용 주관단체 선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에스케이텔레콤 홍보실의 고창국 차장은 “프로그램 운영 등에서는 주도권을 쥐겠지만, 붉은악마와 다른 경쟁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라도 광장을 시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호기 교수는 “시민단체를 포함해 여러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 초점을 맞춰 광장 이용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태규 선임기자, 이유주현 박현철 기자 o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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