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점차 열리고 있지만 김포·김해항공 등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내년 국제선 여행객수가 코로나 이전과 견줘 불과 42% 수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빗장이 풀리지 않으면서다.
한국공항공사(공사)는 15일 내년 공사가 운영하는 7개 국제공항(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무안·양양공항)을 이용하는 국제선 여행객수가 854만명으로 2019년(2032만명) 대비 42%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사 자체모형으로 예측한 네 가지 시나리오 중 중간 성장률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사는 2025년이 돼서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2427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중국이 해외입국자 격리를 유지하는 등 일부 인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가 더딘 탓이다. 이는 반대로 공사의 중국 노선 의존도가 컸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전국 7개 국제공항에서 중국으로 가는 운항편(정기·부정기)은 3만1795편(여객수 492만6052명)으로 전체 운항편의 25%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각각 194편, 2만304명으로 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여객수로 따지면 무려 99%나 줄었다. 반면 국내 관광 수요 등은 급증해 지난 12일 국내 항공편을 이용한 탑승객이 7069만명을 기록했다. 1948년 민간항공기가 취항한 이후 70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공사는 내년부터 국내 지방공항에서 해외 공항을 직접 연결하는 신규 중·장거리 노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 동남아, 일본 등 기존 주력이었던 중·단거리 노선과 별개로 미국 동부와 유럽 등 5000㎞가 넘는 장거리 노선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공사는 지난 6일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 등과 ‘김해국제공항 장거리 노선 유치 협의회’를 구성하고 미국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및 유럽 폴란드항공, 핀에어와 접촉해 취향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장거리 노선 개발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보조금이나 슬롯(특정 시간대 공항 이용 권리) 확대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토부 및 지자체와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공사는 또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목표로 김해-자카르타, 대구-자카르타 노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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