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경찰 간부 4명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지난해 12월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려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태원 참사 관련 첫 재판에서 검찰이 핼러윈 축제 위험 분석 보고서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 경찰 간부들을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8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강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경무관)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경정), 정보과 직원 ㄱ씨(경위)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증거인멸 교사 등의 사건으로 이번 주 내로 추가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참사 뒤인 지난해 11월2일 ㄱ씨에게 용산서 피시(PC)에 저장된 핼러윈 대비 관련 자료 파일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교사)를 받는다. 검찰은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이 ㄱ씨가 아닌 또 다른 직원에게 증거인멸 지시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수사 중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된 김 전 과장에 대해서도 추가 기소할 수 있다고 알렸다. 강 부장판사는 “김 전 과장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추가 기소되면 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 같은 혐의로 재판이 예정된 형사합의부에서 같이 재판을 진행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구속 중인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푸른색 수의를 입고 판사를 줄곧 판사를 바라봤고, 강 부장판사가 발언 기회를 줬지만 거절했다.
검찰이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에 대해 추가 기소 의사를 밝히면서 이들에 대한 증거목록 열람을 허용하지 않아, 피고인 쪽 변호인들이 기록을 보지 못해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사실상 진행되지 못했다. 오는 3월3일 오전 11시10분에 공판준비기일에 다시 열린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 등은 참사 직후인 지난해 10월30일과 11월1일 박 전 부장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전화로 김 전 과장에게 핼러윈 축제 관련 보고서를 삭제하라는 취지로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과장이 전화를 받은 직후인 11월1일 ㄱ씨에게 보고서를 작성한 ㄴ경찰관의 컴퓨터에 저장된 보고서 파일을 지우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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