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취재하다 무장단체에 납치된 지 하루 만인 15일 석방된 용태영 두바이 특파원이 가자시티에서 풀려난 직후 미소를 짓고 있다. 가자시티/AFP 연합
용 특파원 석방까지 긴박했던 24시간
지난 1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취재차 들어갔다가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에 억류된 용태영 <한국방송> 두바이 특파원이 24시간 만에 풀려난 데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적극적인 설득 노력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그동안 국제법상 정식 주권국가가 아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맺어온 돈독한 관계가 밑거름이 된 셈이다. 팔레스타인 정부, 무장단체 적극 설득
반 장관 팔 외무에 전화등 다각 노력
가족·KBS “무사히 돌아오게돼 다행”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설득이 주효=피에프엘피의 용 특파원 억류 목적이 ‘인질 살해’ 등 보복보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폭거’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하려는 데 있었던 점, 한국 정부가 펼쳐온 대팔레스타인 외교 노력 등이 좋은 쪽으로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아르헨티나에 출장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사건 발생 직후 나세르 알 키드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교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했다. 키드와 장관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 반 장관의 팔레스타인 방문과 10월 키드와 장관의 답방, 지난해 8월 팔레스타인 일반대표부 업무 시작 등 두 나라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게 큰 힘이 됐다고 정부 관계자는 평가했다. 지난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이슬람주의 단체인 하마스가 승리한 뒤에도, 정부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팔레스타인의 어려운 처지를 배려해온 것도 이번 사태의 조기 해결에 밑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인질을 살해하는 일이 잦은 이라크 경우와 달리 이번 사태는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려는 ‘선전전’ 차원에서 일어났다는 점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은 중요 원인이다. 피에프엘피는 14일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외국인 10여명을 억류한 뒤 용 특파원과 프랑스인 기자 2명, 캐나다인 1명을 뺀 다른 인질은 곧바로 풀어줬다. 피에프엘피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산하 무장전위조직으로 지난 1월 총선에서 3석을 얻은 정치세력이기도 하다.
1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용태영 특파원이 15일 피랍 22시간 만에 석방됐다는 소식을 이 알리고 있다. 한국방송 화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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