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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보기 힘든 대학병원 교수가 병실 닳도록…” 애도 물결

등록 2023-06-18 16:39수정 2023-06-19 12:14

병원 10분 거리 살면서 수술한 주석중 교수
“새벽이든 언제든 두문불출하며 환자 돌봐”
17일 교통사고로 숨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주석중 교수.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페이스북.
17일 교통사고로 숨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주석중 교수.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페이스북.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주석중 교수가 지난 16일 교통사고로 숨진 사실이 알려진 뒤 그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온라인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병원 근처에 살면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수술실로 향했던 생전 그의 모습에 감사를 전하는 마음이 계속 올라왔다.

김동숙씨는 <한겨레>에 “주석중 교수님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에 눈물 나고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그는 에스엔에스에 “환자의 고통을 내 아픔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하셨던 교수님, 그동안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사셨을까. 부디 편안하시길”이라고 올렸다. 주 교수는 김씨 어머니의 심장 인공판막을 바꾸는 수술을 두 번 맡았다고 한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버지가 2005년쯤 대동맥류 심장질환으로 쓰러지셨다. 약 15년간 주석중 교수님께 수술 및 진료를 받아왔다”며 “주석중 교수님은 크리스마스 날, 연말연시, 명절 새벽에도 ‘그냥 병원에서 숙식하며 사시는 분인가’라고 느껴질 정도로 환자에게 열정적이셨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회진 시간이 아닌 새벽 시간이나 아무 때나 두문불출하시면서 환자를 돌보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얼굴 보기 힘든 대학병원 교수가 이렇게 병실에 불쑥불쑥 찾아오는 것을 저는 처음 봤다”고 주 교수를 회상했다.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nbsp; 서울 아산병원 누리집 갈무리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서울 아산병원 누리집 갈무리

의료계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7일 페이스북에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표현으로 부족한 인재의 부재로 인해 누군가는 살아날 수 있는 소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유능한 의사의 비극은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주 교수를 추모했다.

그는 “이 사회는 떠들썩한 인물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석중 교수처럼 말없이 조용히 자기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함으로써 ‘조용하고 의미 있는 발전’을 이뤄내는 ‘조용한 영웅’들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다”며 주 교수를 기렸다.

송석원 이대서울병원 대동맥혈관병원 병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으로 가슴이 찢어집니다”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송파경찰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6일 오후 1시20분께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주 교수가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한 뒤 트럭 운전자의 입건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당시 횡단보도 신호는 빨간불로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한 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주 교수는 1998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 근무를 시작했다. 울산의대 흉부외과 교수이자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 소장이기도 한 그는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거주하면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수술실로 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 교수의 빈소는 18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고 추모객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발인은 20일이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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