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권영해씨 ‘형집행정지 잇단 연장’…통원치료 되는데 또 봐주기?

등록 2006-03-21 07:00

담당의사 “한달1~2회꼴 10분 진료 받아”
검찰 “건강 나빠…” 지침 어겨가며 허용
검찰이 최근 당뇨 합병증 등의 증세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연장해 준 권영해(69)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이 실제로는 ‘교도소에서 통원치료가 가능한 수준’의 증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의 진료를 맡고 있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관계자는 20일 “권씨는 최근 한달에 1∼2회꼴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며 “한번 올 때마다 10분 정도 진료를 받는다”고 밝혔다. 실제 병원 기록을 보면, 권씨는 형집행정지 연장일(3월7일)을 기준으로 2월27일 신경과 진료를 받았고, 이달 28일 당뇨 진료를 받도록 예약돼 있다. 그 사이에는 2일 정형외과를 찾아 목 보호대를 교체했다.

권씨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다섯차례 병원을 찾았는데, 당뇨 치료는 단 두차례(1월12일, 2월20일)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망막질환과 신경증 등 합병증 치료를 위한 것이었다. 또한 권씨는 2000년 1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이후 2005년 6월과 11월 등 세차례 입원한 것 외에는 모두 통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검찰은 7일 “당뇨와 합병증 등으로 수감생활이 어렵다”며 권씨의 형집행정지 연장을 결정했다. 강경필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장은 “담당 의사가 권씨의 당뇨와 합병증(망막질환, 백내장, 신경증) 등이 지속되고 저혈당 쇼크 등 응급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 수감생활이 어렵다는 의견을 밝혀 이에 따랐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검찰이 지난해 2월 만든 새 형집행정지 업무 지침에 크게 어긋난다. 검찰은 이 지침에서 재소자가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형 집행정지를 허용하지 않는 대신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인근 병원으로 통원치료를 받도록 했다. 강 부장은 담당 의사의 소견서를 공개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소견서 공개에 대한 규정은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허갑범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는 “당뇨의 경우 한달에 1회 정도 진료를 받으며 장기간 통원치료를 하고 있다면 ‘혈당 관리’가 어느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며 “담당 의사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당장 입원이 필요한 관상동맥 질환과 중풍, 폐렴 등의 합병증이 아니라면 반드시 집에서 통원치료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무부 교정국 신용해 사무관은 “혈당이 500∼600㎎/㎗ 이상일 때 올 수 있는 혼수상태 등 급성 합병증이 아닌 한 합병증 환자 대부분은 교도소에서 식사 조절과 운동 등으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씨는 1997년 대선 직전 북한이 김대중 후보에게 호의적이라는 내용의 ‘오익제 편지’ 공개를 지휘하는 등 이른바 ‘북풍’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99년 4월 징역 5년 형이 확정됐으나 이듬해 1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지난해에는 안기부 자금 10억원을 빼돌려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형량이 모두 7년으로 늘었지만 잇따른 형집행정지 연장으로 실제 수감 기간은 1년여에 불과하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