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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실리추구 노조’는 MZ세대 성향?…아뇨, 기성세대가 더 선호

등록 2023-09-12 05:00수정 2023-09-12 07:39

한국노동연구원 성인 1천명 인식조사 결과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2년 10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2년 10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기성세대가 청년세대보다 노동조합 활동의 실리 추구를 더 기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이른바 엠제트(MZ)세대 노조가 기성세대 노조에 견줘 연대와 공공성보단 소속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을 더 추구한다는 통상의 인식과는 다른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청년세대의 노동운동과 일터 민주주의’ 보고서를 11일 보면, 연구진이 지난 2월 전국의 19∼65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 방식으로 노조가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 증대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전체의 59.2%가 ‘동의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노조를 이익집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큰 것이다. 특히 이런 ‘실리주의 노조’를 선호하는 인식은 기존의 통념과 달리 청년세대보다 기성세대가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대별로 보면, 기성세대인 40대 이상이 63.7%로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다. 30대(54.8%)보다 9%포인트, 20대(49.2%)보다는 14%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임금인상이나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 노조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른바 ‘실리추구 노조’를 선호하는 태도는 청년세대가 아니라 기성세대인 40대 이상이 더 절감한다는 얘기다. 흔히 청년세대 노동운동이 경제적 실리 추구에 더 집중한다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노조가 필요하냐, 그렇지 않으냐’는 물음엔 20대의 81.3%, 30대의 84%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오히려 40대 이상(78.8%)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노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이처럼 세대 간 큰 차이 없이 전 연령대에서 여전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 비율은 2017년의 답변(85.5%)에 견줘 약간 떨어졌다.

두드러진 차이는 진보와 보수 등 정치 성향에 따른 편차다. 스스로 진보성향이라고 여기는 이들은 열에 아홉 이상(93.1%)이 노조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68.5%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런 경향은 노조에 대한 인식과 태도 전반에 작용했는데, 예컨대 노조가 ‘고용안정’이나 ‘근로조건’, ‘부당대우 보호’에 효과가 있느냐는 물음에 진보 성향은 대체로 80%에 가깝거나 그 이상으로 “그렇다”고 답했지만, 보수 성향에선 그 비율이 40%~60%대에 머물렀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노조에 이미 가입했거나 앞으로 가입할 의사가 있느냐’란 물음엔 전체적으로 2017년(38.4%)에 견줘 약간 높아진 열에 넷가량(41%)이 “그렇다”고 답했다. 정치성향에 따라 차이가 컸는데, 보수 성향 응답자는 같은 응답 비율이 24.9%로 뚝 떨어졌다. 진보 성향의 같은 응답자는 58.6%로 평균보다 높았다. 세대별로 본 응답에선 보수성향이 짙은 20대(31.%)가 예상대로 가장 낮았고, 40대 이상은 41.6%였는데, 가장 높은 쪽은 오히려 3 0대(49.2%)였다. 노동운동이 청년세대 가운데 특히 ‘20대의 조직화’에 적극적이어야 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국 사회의 소득분배가 불평등하다’는 인식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75.6%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다만 20대에서는 이 비율이 65.9%로 30대(77.8%)와 40대 이상(77.9%)보다 낮았다. 이런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가’란 물음에서는 세대 간 큰 차이 없이 대체로 높아 79.6%에 이르렀다. 한국 노조가 지향해야 할 향후 목표에 대해서는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 보호(37.2%)’를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임금인상(21.8%), 고용안정(21.7%), 사회보장 확대(18.8%)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강민형 전북대 교수(사회학)는 “주목할 결과는 지난 몇 년간 청년세대의 노동운동 부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청년세대, 특히 20대는 대체로 노조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기성세대와 비교할 때 노조에 대해 덜 우호적이고 노조의 도구성이나 효용성을 덜 중시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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