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측정때 힘줘 등급 조정
공중보건의 등 13명 적발
공중보건의 등 13명 적발
병역 면탈과 신체검사 등급 조정을 위해 고혈압을 조작하는 신종 병역비리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27일 올해 의무사관 후보생 신검 과정에서 공중보건의로 분류받으려고 고혈압을 조작해 신체등위 4급 판정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한 결과, 공중보건의 9명과 군의관 4명 등 13명이 고의적으로 혈압을 끌어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본부는 고혈압 4급 판정자 106명을 대상으로 두차례 정밀 재측정을 해 3급 또는 1급이 나온 28명을 추궁해 13명한테서 자백을 받아냈다. 조사본부 관계자는 “자백을 하지 않은 나머지 15명도 고혈압을 조작했을 개연성이 높다”며 “의무사관 후보생 신검 과정에서 고혈압 조작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소 고혈압 증상이 있던 이들은 온종일 혈압계를 착용한 상태로 밤을 새워 몸을 피곤하게 하며, 혈압을 측정할 때 배와 팔에 고의로 힘을 주는 방법으로 혈압을 높였다고 조사본부는 밝혔다.
하지만 조사본부는 “이들의 행위가 신체 등급을 바꿀 만큼의 혈압 수치 상승효과가 있었는지 객관적인 입증이 어려워 형사처벌하기가 곤란하다”고 밝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조사본부는 이와 함께 이들에게 진단서를 발급해준 7개 대학병원 의사 9명을 대상으로 공모 또는 금품수수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했으나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본부는 신검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키는 수법을 적발하지 못한 신검을 맡은 군의관 2명과 감독관 2명을 의무사령부 징계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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