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서울지부 조사 강남 절반 학원 4~5곳
강남밖은 1~2군데가 60% “아이들 학력경쟁 내몰려”
강남밖은 1~2군데가 60% “아이들 학력경쟁 내몰려”
서울 초등 고학년 어린이들은 학교와 학원 등에서 하루 10시간 이상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에선 학원을 네 곳 넘게 다니는 아이들이 많은 반면, 강남 밖에선 학원 한두 곳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지부장 정진화)가 지난달 1~20일 서울 초등 4~6학년 439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학교 수업 뒤 학원에 가거나 과외공부를 한다는 어린이가 86.9%에 이르렀다.
학원·과외 공부 시간은 하루 2시간(17.8%)~3시간(13.8%)이 많았고, 4시간30분을 넘는다는 아이들도 8.5%(352명)나 됐다. 학습지를 포함한 개인 공부에 1시간, 학교·학원에서 내준 숙제를 하느라 1시간을 보낸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따라서 수요일을 뺀 평일엔 6교시 수업을 하는 5·6학년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공부하는 데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들은 주로 보습학원(35.8%), 영어학원(24.8%)에 다니며 교과학습에 치우친 공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을 받는 비율도 강남(94.3%)이 강남 밖(82.1%)보다 높았는데, 강남 어린이 절반 이상이 네 곳 이상 학원에 다닌다고 응답한 반면, 강남 밖에선 한두 곳에 다닌다는 어린이가 60%를 넘었다.(그림)
아이들은 자유시간에 하고 싶은 것으로 △친구와 놀기(24.9%) △게임하기(17.3%) △가족과 함께 보내기(15.9%)를 꼽았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번 조사는 1년여 전 서울시교육청의 학력신장 방안 발표 이후 일제고사 부활 등으로 아이들이 극심한 학력 경쟁에 내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어린이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놀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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