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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마스크 어떤 걸로? 딸기, 수박, 페퍼민트향?

등록 2006-05-04 13:56수정 2006-05-04 14:10

어린이 환자 전용병원인 캐나다 토론토의 식키즈병원은 병원 내 엘리베이터까지 자동차 모양으로 만들고 입구에 알록달록한 색깔의 대형 인형들을 설치하는 등 어린이 환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토론토(캐나다)/유신재 기자
어린이 환자 전용병원인 캐나다 토론토의 식키즈병원은 병원 내 엘리베이터까지 자동차 모양으로 만들고 입구에 알록달록한 색깔의 대형 인형들을 설치하는 등 어린이 환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토론토(캐나다)/유신재 기자
[우리의 아이들 사회가 키우자] ①어린이에게 무상의료를
캐나다 ‘어린이 전용병원’ 가보니
눈부신 햇살이 가득히 들이치는 유리 천장 아래 커다란 동물 인형들이 줄타기를 한다. 노랑, 분홍, 초록색으로 알록달록 칠해진 벽에는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그림들이 가득하다. 층층마다 아늑하게 마련된 놀이방에는 장난감이 없는 게 없다.

훌륭한 시설을 자랑하는 사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상상하기조차 힘든 의료진과 시설을 갖춘 어린이 전용 병원인 캐나다 토론토시의 ‘식키즈(SickKids)’ 병원이다. 캐나다 모든 병원처럼 역시 무상의료시스템을 갖췄지만, 세계 최고의 어린이 병원으로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다.

9층 규모의 병동에 어린이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입원실이 있는데, 모두 1인실이다. 5천여명의 의료진과 직원들이 이들을 돌본다. 캐나다 전역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의료진이 이 병원에서 근무하려고 지원하고, 과장급 이상 의사들은 전세계에서 뽑아온다. 지난해에만 30만9938명의 어린이들이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4만7585명의 어린이들이 응급실을 무료로 이용했다. 하지만 무상의료나 시설보다도 어린이와 가족들을 감동시키고 안심시키는 것은 어린이 환자에 대한 철저한 배려다. 그 사례는 금새 목격됐다.

250명 수용 병동 모두 1인실
질병 설명에 최소 30분은 기본
어떻게 하면 더 친절할까 고민

작은 인형과 심장 모형을 손에 든 매튜 크리스탈 소아심장내과 전문의가 8살짜리 토마스에게 30분이 넘도록 그가 앓고 있는 심장병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또 수술을 앞둔 한 어린이에게 간호사가 “마취를 할 때 마스크에서 나는 냄새가 세 가지 있는데 어떤 걸로 할까? 딸기향, 수박향, 페퍼민트향?”이라고 묻는 모습에선 ‘병원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또다른 진료실에서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자기공명촬영기(MRI)에 들어가야 하는 남자 아이가 갑자기 소변이 마렵다고 하자 의료진들이 “볼 일이 훨씬 중요하다”며 친절히 안내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현대아산병원에서 근무하다 1999년 이 병원으로 옮긴 유시준 교수(소아심장방사선과)는 “심장초음파 검사를 할 때는 한국의 경우 충실한 진료를 위해 하루에 15명 이상 검사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하루에 7명을 넘길 수 없다”며 “어린이들을 안정시키기 위한 설명에만 최소 30분씩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상의료가 완벽히 실현돼 의사는 환자의 경제적 능력 등에 신경쓰지 않고 진료에만 전념하게 된다”며 “의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들한테 어떻게 하면 더 친절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토(캐나다)/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한국도 무상의료 검토해야”
[인터뷰] WHO 어린이 건강·증진국장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만난 엘리자베스 메이슨(사진) 박사는 “세계의 어린이들은 누구나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증진국장’을 맡고 있는 메이슨 박사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질병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의 건강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최소한 예방 차원의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무상의료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히 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보건비용이 10.7%로 한국과 비슷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6살이 될 때까지 무상의료 혜택을 주고 있는 만큼 한국도 어린이에 대한 무상의료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5살 이하 어린이 가운데 1100만여명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거나, 치료를 통해 고칠 수 있는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50%는 가난과 빈곤 때문에 영양부족으로 병을 얻어 스러져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제네바/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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