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생산된 뒤 원산지를 한국으로 위장해 러시아로 수출되던, 1천억원대의 ‘짝퉁’ 옷가지·신발 상품이 적발됐다.
부산·경남 본부세관은 3일 경남 양산 내륙컨테이너 기지에 보관중이던 중국발 러시아행 환적화물에서 나이키·아디다스·퓨마 등 가짜 유명 상표를 붙인 100만여점의 신발·의류 제품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위조 상품은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러시아로 수출하기 위해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에 부산항에 들어온 것으로, 4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34개를 가득 채운 분량이다. 선하증권 등 이들 물품의 관련 서류에는 컨테이너에 든 물건이 부산에서 실어 러시아로 가는 건축자재와 화공약품으로 위장돼 있었으며, 이들 제품엔 원산지가 한국으로 표시돼 있었다.
세관은 한국 원산지로 위장한 이런 질 나쁜 상품들이 러시아를 거쳐 최종 목적지로 추정되는 유럽 지역에 유통되면 한국의 상품의 대외신인도에 큰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중국쪽 물건 주인의 신원 파악에 나서는 등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짝퉁 물품은 부산항을 거쳐 러시아로 가는 환적화물이기 때문에 원래 세관 조사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부산항 보세창고에서 다른 컨테이너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물류회사 직원이 실수로 환적화물을 수입화물로 신고해 세관 조사를 받으면서 적발됐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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