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4형제가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치고 10대 중반에 같은 대학에 잇따라 진학해 화제다. 장로교 총공회 소속 이공희(48·전남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목사의 자녀인 영수(17·순천대 법학과3), 영속(16·〃 원예학과2), 영행(15·〃 생명과학전공2)군은 2002~2004년 잇따라 같은 대학에 입학했다. 넷째인 영종(14)군도 다음달 2일 순천대에 동물자원과학전공으로 진학해 형들을 뒤따른다. 이들은 풍족하지 못한 가정 형편 탓에 중학과 고교 정규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찍 대학에 진학하는 선택을 해야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듬해 8월에 중졸 검정고시, 다음해 4월에 고졸 검정고시를 마치고 2년만에 대학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았다. 17년 동안 목회를 한 아버지 이씨는 월급을 100만원 이하로 제한한 교단 방침에 따라 일찍부터 자녀들의 독립심과 자립심을 길러주었다. 이씨는 초등학교 이후 진학과 진로는 각자 능력과 적성에 따라 개척하도록 가르쳤다. 이런 훈육을 받은 4형제는 낮에 마을 공부방에서, 밤에 인터넷 학습으로 공부에 전념해 초등학교 졸업 뒤 2년만에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이씨는 “4형제 모두 초등학교 성적은 중상위권”이라며 “자녀 교육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현실을 받아들이되, 물고기를 직접 주는 대신 낚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 4형제는 대학 학비도 성적 장학금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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