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이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불량급식 사고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문창진 식품의약품안전청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CJ 위탁·납품 받는 190개교 급식중단 장기화
학교급식 사고로 물의를 빚은 씨제이푸드시스템이 학교급식에서 전면 손을 떼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업체가 급식을 맡아온 90여개 학교의 급식 방식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교급식 분야에선 업계 최대 규모인 이 업체의 ‘치고 나가기식 돌연 철수’로 학교급식 중단사태가 2학기에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학부모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으론, 씨제이푸드시스템의 철수로 이 업체에 급식을 맡겼던 학교들이 이번 기회에 직영으로 전환하는 등의 급식 개선 기대도 나오고 있다.
?5C‘씨제이 철수’ 학교급식 여파=교육인적자원부는 26일 급식 중단 학교는 씨제이푸드가 직접 운영하는 93곳과 식자재를 납품받아 쓰는 학교 등 102개교(8만여명)라고 최종 집계했다. 이 가운데 82곳이 도시락을 싸 오도록 했으며 20곳은 단축수업을 하고 있다.
이들 학교 대부분은 교육당국이 밝힌 대로 여름방학 때까지 급식중단 장기화가 예고된 상태다. 여기에 씨제이푸드의 급식 철수로 자칫 2학기가 돼도 정상적인 급식을 하지 못하는 학교들이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교육당국은 “방학기간도 있어 새학기 급식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학교들이 다른 위탁업체를 선정할지, 직영으로 전환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칫 일정이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일정이 빠듯하지만 2학기부터는 직영이든 위탁이든 급식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급식운동 단체들은 씨제이의 철수에 대해 “그만두는 것으로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이참에 이들 학교에 직영급식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5C직영전환 때 비용·절차 어떻게=현재 전국 초·중·고교의 15%인 1655곳이 위탁급식을 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들 학교를 모두 직영 전환할 경우 학교당 2억원씩 3310억원이 든다고 밝혔다. 학교당 시설개선비 1억원과 인건비 7천만원, 운영비 3천만원이다. 이 추산대로 학교당 2억원씩 잡으면, 씨제이푸드가 위탁운영 중인 93개 학교를 한꺼번에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첫해에 186억원이 든다. 교육부는 예산 절차상 당장 이 학교들이 모두 직영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해당 교육청에서 의지만 있으면 못할 것도 없다고 밝혔다.
학교는 먼저 직영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학교운영위에서 논의한 뒤 직영으로 할지, 위탁으로 할지를 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40개 학교가 씨제이 위탁급식을 해온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각 학교에 직영급식 전환 여부를 다음달 20일까지 알려달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시교육청은 직영 급식 희망학교에는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학교가 다른 위탁업체를 선정할 경우 급식업체 선정 공고, 학운위의 업체 선정 심의 등에 대략 2~3주 정도가 걸리는 만큼 2학기부터는 급식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교육당국은 말하고 있다.
?5C정부 학교급식 대책은=정부와 여당은 이날 당정 협의를 통해 위탁급식 직영 전환 추진 등 급식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직영 전환을 적극 추진하되, 부분위탁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부분위탁제는 식재료 선정·구매는 교장이 담당하고, 조리·배식·세척만 위탁할 수 있는 ‘보완적’ 급식제도라고 교육부는 밝혔다. 당정은 또 체계적 급식 관리를 위한 학교급식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되 이를 국회에 계류 중인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반영해 도입하기로 했다.
허미경 이수범 기자 carmen@hani.co.kr
허미경 이수범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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