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비용 법인신용카드를 업무와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쓰거나 업무용 승용차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강국 대법관)는 판공비 2300여만원과 해외출장비 600여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아무개(63) 전 주택산업연구원장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인으로부터 받은 판공비 지출용 법인신용카드를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행위는 업무상 배임죄를 구성한다”며 “원심이 업무상 횡령으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지만 업무상 배임과 횡령은 재산범죄로서 죄질이 같고, 형벌의 경중에도 차이가 없어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1998년 4월부터 3년 동안 법인카드로 주말·공휴일에 부인 및 친구들과 골프를 친 비용을 결제하는 등 2300여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유럽 출장기간이 단축돼 반납해야 할 출장비 600여만원을 챙겼으며, 법인 소유의 승용차로 골프를 치러 가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해 기름값으로 440여만원을 쓴 혐의로 기소됐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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