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로 변한 덕산리 집중호우로 고립된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덕산리가 산골짜기에서 떠내려온 나무토막과 흙더미에 파묻혀 마을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인제=연합뉴스)
일시적 `댐' 역할 교량.도로 유실 원인
새 교각 만들때 교각 없는 아치형 선택
새 교각 만들때 교각 없는 아치형 선택
강원 지방의 이번 집중호우 피해가 나무 쓰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양양군에 따르면 오색지구를 고립에 빠뜨린 이번 폭우는 기록적인 강수량도 문제지만 폭우에 쓸려 내려온 나무쓰레기들이 오색천의 교량들에 걸리면서 이들 쓰레기가 `일시적 댐' 역할을 해 교량은 물론 교량과 인접한 도로까지 유실시킨 것이 큰 원인이 됐다. 양양군은 오색천에 있는 11개의 교량 가운데 비교적 규모가 큰 갈갈교 등 3개를 제외한 나머지 9개의 소규모 교량이 모두 유실됐으며 이는 이들 교량 모두가 교각이나 상판에 걸린 나무쓰레기로 인해 급류의 압력을 크게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수해가 극심한 인제군과 평창군에서도 산사태 매몰을 제외한 상당수의 피해가 나무쓰레기로 막힌 소규모 교량들이 물길을 막아 둑이 붕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어 나무쓰레기는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의 '매미' 때에 이어 또다시 수해를 가중시킨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때문에 피해지역에서는 산속에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있는 간벌목 등 임산폐기물들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의 경우 산림지역이 워낙 광범위 한데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주변지역은 대부분 원시림에 가까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임산폐기물을 인력으로 관리한다는 것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어서 해당 자치단체들이 애태우고 있다. 이에 따라 수해지역에서는 나무쓰레기가 교각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수해복구시 새로 건설되는 교량은 교각 수를 가능한 줄이고 길이가 얼마 되지 않은 계곡에 가설되는 교량은 교각이 없는 아치형으로 설치해 피해를 줄이는 것도 수해를 줄이는 하나의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양양군의 한 관계자는 "태풍 '루사'와 '매미'의 피해 복구시에는 대부분의 교량이 이 같은 공법으로 건설됐으나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호우 피해를 입지 않았던 오색천은 예전에 놓인 교량이 그대로 있어 화를 면치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http://blog.yonhapnews.co.kr/misonews/ 이종건 기자 momo@yna.co.kr (양양=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