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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계령 계곡서 마을주민·관광객 살린 산악인들

등록 2006-07-18 14:33

집중호우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령 계곡에서 한마을 주민과 관광객 수십 명의 목숨을 구한 산악인들의 영웅적인 구조활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의 '익스트림라이더 등산학교'와 '열린 캠프 등산학교' 동문 산악인 8명이 한계 3리 주민 정준교(49)씨의 집을 찾은 때는 지난 14일 밤 11시께.

김세준(37.익스트림라이더 등산학교 강사)씨 등 일행 8명은 산악등반을 하면서 7년여 전부터 알고 지내는 정씨 집에 머물며 오는 9월 중국 산행에 대비한 훈련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간간이 내리던 비는 다음날인 15일 새벽부터 퍼붓듯이 쏟아지더니 오전 6-7시께는 하천이 넘치고 계곡이 터져 40여 가구의 마을이 침수되기 시작했다.

김씨 등은 서둘러 정씨 집 옆에 있는 이층집 옥상으로 대피했으나 물은 8-9시께 걷잡을 수 없이 차올라 집 마당 커다란 나무로 또다시 몸을 옮긴 채 정신을 차리고 살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다급한 위기상황은 천만다행으로 오전 9시 30분 이후 비가 잦아들면서 10시께는 흙탕물 기세가 누그러지면서 수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서둘러 내려온 김씨 등은 마을회관 옥상으로 올라갔으며 이곳에 대피해 있던 이모(61)씨와 손모(56)씨 부부 등 12명의 주민들과 필사의 탈출을 시도했다.

장맛비가 거세지면서 계곡에서 불어난 황톳물이 마을회관을 집어 삼킬 듯이 시시각각 차오르자 산악인들은 재빨리 등산용 로프를 마을회관보다 높은 지역에 있는 인근 민박집 지붕과 연결하고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그러나 여기도 안심할 수 없어 강한 물살을 건너 30여m 가량 떨어진 고지대 민박집으로 주민들을 건너게 했다.

이들은 또 30여m 떨어진 또 다른 민박집 옥상에서 16명의 주민들이 애타게 손을 흔들며 구조하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로프를 둘러 메고 거센 물살을 뚫고 악전고투 끝에 이들을 안전한 고지대로 구출해 냈다.

산악인들은 장장 4시간여에 걸친 사투를 벌인 뒤 온 몸에 힘이 다 빠진 뒤에야 지친 몸을 뉘일수 있었다.

이들은 다음날인 16일 오전 8시경 민박집에서 수백m 떨어진 계곡 숲에 고립된 백모(72)모 씨 부부 등 3명을 2시간여 만에 추가로 구조했으며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진 17일 오전 로프를 이용해 이들과 나머지 50여명을 한계천을 가로 질러 도로로 건너게 했다.

김씨는 "우리도 빠져 나오기 바쁜 화급한 상황이었지만 구조를 요청하는 주민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며 "다행이 우리가 있었고 습득한 기술과 체력을 뜻깊고 귀중한 일에 쓸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인 기자 kimyi@yna.co.kr (인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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