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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엘리트에서 ‘비리판사’로 추락한 조관행씨

등록 2006-08-08 10:38

법관생활 25년간 줄곧 `출세 코스' 질주

법조 비리에 연루돼 7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조관행(50)씨는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법원내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전도유망한 법관이었다.

강원도 출신인 조씨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이듬해인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1982년 법조계에 입문한 이후 줄곧 `출세길'을 달려온 것이다.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법관생활을 시작한 그는 서울형사지법과 청주지법, 서울지법 남부지원을 거쳐 1992년에는 미국 예일대에서 1년간 연수했다.

1993년 서울고법 판사로 임용됐다가 이듬해인 1994년부터 사법연수원 동기중 선두 주자들에게 돌아간다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에 발탁돼 3년간 근무했으며 1999년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2001년 서울지법 부장판사가 됐다.


2002년 언론중재위원회 서울제5중재부 부장을 지내면서 언론관련 법률 분야에서도 남다른 지식을 쌓은 그는 2005년 2월 대전고법 수석부장을 시작으로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고법 부장판사 대열에 오른 뒤 올 2월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임용됐다.

민법에 정통한 그의 저서로는 `주석민법'(共)과 다수의 민법 관련 논문이 있다.

그의 경력이 말해주 듯 연수원 동기들 중에서도 가장 `잘나가는' 판사로 여겨져 법원내에서는 `출세가 보장돼 있었다'는 말이 나돌았다.

`사법시험에 응시한 첫 해 불합격이 그의 인생에서 실패의 전부였다'고 할 정도로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러나 화려한 그의 경력 때문에 법원내에서 가끔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됐으며 `권위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법조비리에 대한 검찰 내사가 시작된 이후 발벗고 나서서 돕는 법관이 거의 없었던 것은 이런 평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1990년께 자신의 연수원 동기를 통해 법조브로커 김홍수 씨와 처음 교분을 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카펫ㆍ가구 수입업자였던 김씨와 오랜 친분관계를 유지해 오다 사건 청탁과 관련해 1억3천만원대 금품 등을 받아 온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또 브로커 김씨와 만날 때 수시로 동료 법관들을 동석시켜 술접대를 받는 등 `부적절한' 관계를 지속했으며 김씨 등으로부터 다양한 청탁을 받아 관련 사건을 맡은 판사들에게 부탁하는 이른바 `관선변호'를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그는 김씨로부터 청탁 대가로 금품과 향응 등을 받은 혐의가 포착돼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한 채 대법원의 사표 권유를 거절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그러나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앞둔 이달 4일 검찰의 7번째 소환 조사를 받고 결국 25년간 몸담았던 법원에 사표를 내고 법복을 벗었다.

수십 년간 법원 안팎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그는 이제 후배 판사 앞으로 불려가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아야 하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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