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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소임 다했으면 무언가 주고 가야죠”

등록 2006-08-30 20:04수정 2006-08-31 14:26

복진을 대전 한밭초 교장 퇴임하며 시신 기증서약
“하늘이 준 소임을 다했습니다. 여생을 어떻게 보내 사회에 도움줄까 생각하다 시신 기증을 하게 됐습니다.”

대전 한밭초 복진을(63) 교장은 29일 퇴임을 기념해 가톨릭의대에 시신을 기증했다. 복 교장은 집안의 장례문화를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꾸었는데 최근 세상을 떠난 사촌동생을 보내면서 시신 기증이 ‘한줌의 재로 돌아갈 몸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겼단다.

그가 교단을 지킨 기간은 42년 6개월. 지역 명문으로 이름난 대전고 전신 대전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4년 약관에 모교인 충남 청양 청남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는 “먹고 살기 힘든 형편인데 사범학교는 공짜로 다닐 수 있어 시험을 치렀다. 꿈이 있어 시작한 교직은 아니었지만 40여년 교직자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니 보람있는 인생이었다”고 했다. “마흔도 되기 전 교감으로 승진했어요. 일찍 승진하는 바람에 아이들을 더 많은 시간 가르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그는 마지막 임지인 한밭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이 한복입는 날 △빼빼로데이를 대신한 젓가락의 날 △학교운동장 야영활동 △자연관찰장 등을 운영하며 아파트 숲에서 자라나 패스트푸드와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와 공동체, 자연의 소중함을 가르쳤다. 그는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는 만큼 보여주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자녀에게 책읽으라고 하기 전에 부모·교사가 먼저 책읽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쓰레기도 어른이 먼저 주으면 아이들도 따라 줍는다”고 했다.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먼저 인사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과 인사 잘하는 사람의 삶은 풍요롭습니다. 인사는 뜻 그대로 인간 관계의 시작이잖아요?” 그는 어린 제자와 후배 교사들에게 정말 고마웠다는 말로 퇴임인사를 대신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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