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6일 외환은행이 납품업체와 거래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발견하고, 외환은행 아이티(IT)본부와 전산시스템 구축업체인 엘지시엔에스 금융사업본부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외환은행이 납품업체와 거래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며 “외환은행 매각 자체와는 관련이 없지만 전체적으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 과정과는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팔릴 무렵인 2002~2004년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차세대 은행 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을 엘지시엔에스에 맡기는 과정에서 납품 값을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 기획관은 “회사 차원에서 비자금 조성이 이뤄졌는지, 비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더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의 비서실장 등이 납품업체에서 금품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은행장의 판공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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