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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랍 출신 이스라엘 외교관도 있답니다”

등록 2006-09-07 21:34

실습생 30명 전세계 파견돼 현지 훈련
“레바논 등 아랍국과 평화협력 기대”
[이사람] 이스라엘 수습외교관 라슬란과 갈리

라슬란 아부루칸(30·왼쪽)과 갈리 다간(33).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 국적이다. 이들은 올 외교관 선발시험에서 2500명 가운데 30등 안에 당당히 들어 ‘수습교육’(카뎃·Cadet) 과정을 밟고 있다.

카뎃과정 선발은 보통 1~2년에 한번 실시된다. 일반시사·심리학·영어·수학 등 4과목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선발된 수습외교관은 6개월 강도높은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해외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열흘간 체류하며 현지활동을 미리 익히도록 짜여진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이들은 지난 4일 한국에 왔다.

“실습생들은 실제 외교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며, 무슨 활동을 구체적으로 하는지 배우는 것입니다. 2인1조로 이번엔 우크라이나, 남아공, 싱가포르, 타이 등 15개국에 파견됐습니다.”

전체 30명 예비외교관 가운데는 라슬란 등 2명의 비유대인과 여성 13명이 포함돼 있다. 평균 나이 30살.

이들은 석달 뒤면 670만 이스라엘 인구 가운데 약 600명뿐인 외교관 신분증을 소지하게 된다. 라슬란과 갈리는 외교관 역할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위해서 일한다. 이스라엘을 대표한다. 이스라엘과 세계 국가간, 특히 아랍국가와 평화를 도모한다. 경제 분야에서도 나라간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

공통점이 많은 이들 두사람의 출신 지역은 각각 다르다. 라슬란은 아랍 출신, 갈리는 유대 출신이다. “이스라엘 인구 가운데 20%가 아랍인입니다. 종교적으로 드루즈, 무슬림, 기독교 등으로 각기 나뉠 뿐입니다. 이스라엘 내 아랍인들은 유대인 출신과 잘 어울려요. 저 역시 가장 친한 친구가 아랍 출신인걸요.”(갈리)

갈리는 4년6개월간 군복무 뒤 대학과 직장을 오가며 카뎃에 지원했다. 정치외교학과 매스컴을 전공한 그는 주 이스라엘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한 경력 소유자. 라슬란은 학부에선 중동정치학, 대학원에서 중동지역학을 각각 전공했다. 그는 전자회사에 근무하다가 카뎃코스에 지원한 케이스다. “어렸을 때부터 국제관계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스라엘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건 꿈같은 일입니다. 카뎃코스 지원 후 합격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합격해 매우 기쁩니다.”(라슬란)


이들은 “이스라엘에서 외교관은 공무원 중 가장 인기있는 직업”이라며 “장차 꼭 근무하고 싶은 한국으로 실습 오게 돼 무척 운이 좋다”고 했다.

갈리 등은 “저널리즘은 현대 외교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외교와 저널리즘 사이에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 관계에 항상 ‘업 앤 다운’이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들은 최근의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정부와 국민들에게 평화의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은 레바논과 전쟁이 아닌, 헤즈볼라와의 전쟁입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을 납치해 시작된 일이고, 여전히 그 병사를 석방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레바논 국민들과 평화협력을 맺고 싶습니다.” 갈리는 “이스라엘 북쪽에 계신 어머니와 통화할 때 미사일 터지는 소리가 생생히 들려 개인적으로는 더욱 힘들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은 이집트·요르단과 평화협정을 맺었고, 다른 아랍국가와도 평화를 맺고 싶다”며 “미수교 국가에 이스라엘 대사관을 세울 수 있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수습외교관의 한국방문 닷새째 이들은 한국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모든 게 매우 다이내믹하고 미래 기술산업의 발전과 전통 유지를 동시에 하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좋은 사람들, 예쁜 여자들….”(라슬란)

“50·60년대와 비교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으며, 기술·경제면에서 세계 최고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축구, 과일, 문화와 역사가 잘 믹스된 그런 것 말입니다.”(갈리)

글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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