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몰수됐던 땅 되찾았지만, 입양시설 아이들은 어디로…

등록 2006-09-14 07:49수정 2006-09-14 16:00

김형욱 전 중정부인, 몰수됐던 땅 되찾았지만
그곳에 세워진 카톨릭복지회 아이들 60여명은 어디로
군사정권 권력투쟁 ‘불똥’ 복지단체 시설 철거위기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부인이 국가가 몰수했던 땅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에서 이기면서 엉뚱하게도 복지단체의 입양시설이 철거 위기에 빠졌다.

서울고법 민사7부(재판장 조병현)는 13일 김씨의 부인 신아무개씨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소송 항소심에서 1심대로 “복지회는 건물을 철거하고 신씨에게 땅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신씨가 돌려받게 된 성북구 땅에는 천주교 서울대 교구 소속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성가정입양원이 들어서 있다. 이 입양원은 1994년에 설립된 국내입양 전문기관 ‘1호’로 현재 3층짜리 건물에 30여명의 아이들이 머물고 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중정 부장을 지낸 김씨는 권력투쟁 과정에서 미국으로 망명해 박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는 1979년 10월 의문의 죽음을 당했고 82년 3월 서울형사지방법원은 김씨의 반국가행위자 특별조치법 위반사건 궐석재판에서 징역 7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하면서 토지 몰수도 함께 판결했다. 그러나 96년 헌법재판소가 반국가행위자 특별조치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고, 신씨는 땅을 돌려받게 됐다.

과거 군사정권의 권력투쟁 ‘불똥’은 엉뚱하게 복지단체에 튀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91년 12월 복지회 소유의 강원도 평창 땅 37만여㎡를 국가에 넘기는 대신, 성북구 임야를 받기로 국가와 계약했다. 그 뒤 평창 땅에는 문화관광부가 모두 15개동으로 이루어진 청소년수련원을 건설했다. 그러나 신씨가 성북구 땅 소유권을 돌려받게 되면서 이 계약은 무효가 됐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국가로부터 성북구에 있는 김 전 중앙정보부장의 땅 7342㎡를 받고 평창 땅을 주기로 했다가 계약이 무효가 돼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토지인도 소송을 냈고, 법원은 “국가는 건물 철거 위기에 빠진 이 단체에 69억원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지난 7월 내렸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이전할 터를 알아보고 있지만 서울시 땅값이 비싸 고민”이라며 “신씨로부터 땅을 재구입하거나 정식으로 임대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판결이 확정돼 강제철거가 이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상고할 것이며, 아이들이 갈 곳 없는 사태가 벌어지는 일은 최대한 막겠다”고 덧붙였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