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 김광석씨.
가수 고 김광석씨의 부인 서아무개(41)씨가 음반 저작인접권과 관련해 시아버지와 맺은 합의를 어겨 배상 책임을 지게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재판장 강민구)는 10일 김씨의 어머니 이아무개씨와 친형 등이 “김씨의 노래에 대해 시아버지가 가진 저작인접권을 며느리가 침해했다”며 서씨와 서씨가 음반을 낸 위드삼삼뮤직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서씨는 시아버지의 소송수계인인 이씨에게 4700여만원을, 친형에게 3100여만원을 배상하고 위드삼삼뮤직은 음반을 제작·배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저작인접권은 가수 등 실연자가 공연 녹음·녹화에 관해 갖는 권리다.
김씨는 1996년 숨지기 전에 자신의 저작인접권을 아버지에게 양도했다. 그러나 김씨가 숨진 뒤 부인 서씨가 딸과 함께 상속인의 권리를 요구해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에 소송이 벌어졌다. 양쪽은 이후 소를 취하하면서 ‘김씨의 ‘다시부르기’ 음반 4장의 저작인접권을 시아버지가 갖는 대신, 시아버지가 숨진 뒤에는 모든 권리가 김광석씨 딸에게 양도된다’는 내용의 합의약정을 같은해 맺었다.
양쪽은 이와함께 합의약정 3조에 기존 4개 음반과 라이브음반을 제외하고 향후 음반을 제작할 땐 반드시 서씨와 시아버지가 합의하여 계약을 체결하기로 정했다. 그러나 서씨는 이를 어기고 2002년 시아버지와 합의없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위드삼삼뮤직에서 시아버지가 저작인접권을 가진 노래들을 포함한 ‘김광석 마이 웨이’음반을 만들었다. 이에 시아버지는 이듬해 소송을 냈으나 재판 진행중인 지난해 8월 숨졌고 이씨와 친형이 소송을 이어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서씨가 시아버지의 동의 없이 김광석 음반을 제작·판매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시어머니 이씨가 “남편이 숨지기 전 며느리와 체결했던 합의를 취소하는 유언을 남겼으므로 저작인접권을 손녀가 물려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낸 지적재산권 확인소송의 항소심이 10일 선고된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당사자간 합의로 체결된 약정이 유언에 우선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한 바 있다. 서씨와 시아버지쪽은 김씨가 숨진 뒤 저작인접권과 관련해 민·형사 재판 등 모두 4차례 법적 분쟁을 벌였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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