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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상한’ 검찰, 제이유 수사하고도 ‘쉬쉬’ 언론나서자 ‘술술’

등록 2006-12-01 08:16

제이유그룹 수사 일지
제이유그룹 수사 일지
이 비서관 혐의 8월께 이미 확인…뒷북 부산
확인 안된 정치인 연루설 발표 뒤 김빼기
청와대-검찰-국정원 ‘첩보 내용’ 엇갈려
제이유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상한 모양새로 진행되고 있다. 이재순(48) 청와대 사정비서관 가족 등의 연루 사실을 이미 수개월 전에 파악해 놓고도 쉬쉬 하다가, 최근 언론에 이 사실이 공개되자 수사팀을 확대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확인되지도 않는 ‘정치인 연루설’을 먼저 밝힌 것에 대해서는 검찰 안에서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 8개월 동안 뭐 했나?=서울동부지검이 제이유그룹 수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 3월이다. 수사팀은 제이유그룹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 구속하고, 잠적했던 주수도(50) 회장을 검거해 8월 초 구속 기소했다. 이후 이 사건은 언론의 관심에서 잠시 벗어났지만, 검찰은 이 즈음 이 비서관 가족 연루 사실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비서관의 소명을 듣고 더 이상 이 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진척시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춘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특정 인물 몇몇에 대해 조금 이상한 면이 있더라도, 우선은 (다단계 사기라는) 본류에 전력을 기울여왔다”며 “(이 비서관 연루 부분은) 수사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사팀에는 다단계 사기 부분을 담당하는 검사 이외에 정·관계 로비 수사 전담 검사가 따로 지정돼 있어,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수사를 진척시킬 수 있었다.

검찰은 지난주 언론에 이 비서관 가족 연루 사실이 공개되자, 갑자기 “모든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수사팀을 확대하고 나섰다. 언론이 새로운 의혹을 제기한 게 아니라 검찰이 이미 조사한 내용을 보도했을 뿐인데, 이제 와서 새삼 이 비서관의 가족들을 소환하는 등 ‘뒷북’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인 연루’ 왜 흘렸나?=이춘성 차장검사는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관심을 둘 만한 복수의 정치인이 있다. 혐의가 확인된 것은 아니고,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정도”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형사처벌 여부조차 불확실한 내용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검찰 안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발언에 대해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같은 날 론스타 사건 브리핑 도중 “말하는 사람마다 표현 방식이나 브리핑 여부가 다를 수 있다. 난 (범죄 혐의가) 완전히 무르익기 전에는 기자들한테 한마디도 말 안 한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이 차장검사는 28일 브리핑에서는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의 누나가 주 회장쪽과 돈 거래한 사실이 있다”고 먼저 밝히기도 했는데, 이는 대검 최고위 관계자가 일부 기자들에게 이 사실을 먼저 말한 뒤 동부지검에 공식적으로 밝힐 것을 지시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수상한 청와대 행적=청와대는 지난 28일 국정브리핑에서 “민정수석실이 2004년 말부터 제이유그룹의 공금 횡령 및 탈세, 정·관계 로비 혐의 등의 첩보를 수집해 지난해 1월 대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당시에는 제이유그룹 의혹 사건의 전체가 아닌 단순한 다단계 영업방식의 문제점 등이 진정서 형식으로 내려왔을 뿐”이라며 “사건을 배당받은 특수3부가 ‘유전개발 의혹’과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수사로 바빠 손을 못 대다가, 이를 동부지검에 넘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께와 올 2월에도 청와대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진 또다른 국정원 보고서의 이첩 여부에 대해서도 청와대와 검찰 관계자들 사이에서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서울동부지검은 30일 제이유그룹 로비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한아무개(45)씨를 소환 조사했으며, 제이유그룹 주가조작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수사팀에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부부장 검사와 금융조세조사부 검사가 추가로 투입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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