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아기 데리고 고향가게 해 주세요”

등록 2007-01-12 17:56

우즈베크 불법체류자 우랄가족
우즈베크 불법체류자 우랄가족
우즈베크 불법체류자 우랄가족 딱한 사연
아이 수술비 마련도 어려운데 단속 당해
“아기 수술만 마치면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빠리다(32)씨는 12일 남편이 불법체류자로 단속됐다는 소식에 아들 컨치벡(3)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빠리다씨 남편인 호리코프 우랄(36·우즈베키스탄)씨는 11일 오후 충남 아산군 둔포농협 앞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법무부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에게 검거됐다.

우랄씨는 2003년 11월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해 철근 공장에서 일하다 2004년 10월 근무지를 이탈해 미등록 외국인노동자가 됐다.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하며 업무 조정을 호소했으나 회사 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숨어 살면서도 그의 꿈은 돈 벌어 귀국해 가족들과 남부럽지 않게 살아보는 것이었다. 그러다 2004년 2월, 그가 한국에 올 당시 아내 몸에서 자라던 아이가 태어나면서 시련이 닥쳤다. 아이가 항문 없이 태어난 것이다.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지만 어린 생명은 바람 앞의 촛불과 같았다.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얼굴도 못 본 피붙이를 구하려고 뛰어다니던 그는 아산외국인지원센터를 찾아 도움을 청했다.

지난달 초, 마침내 오는 17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 일정이 잡히고 지난달 20일 빠리다씨가 아들 컨치벡을 안고 입국했다.

“입국해 남편이 검거되기 전까지 20일 남짓 정말 행복했습니다. 좁은 월셋방에서 맛있는 음식은 못 먹어도 아들이 건강해지는 수술날을 남편과 손꼽아 기다릴 수 있었거든요.”

그는 “돈은 못 벌었지만 막내가 건강을 되찾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아기가 퇴원하면 어린 남매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남편과 다짐했다”며 “한국 정부가 우리의 딱한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울먹였다.

법무부 대전출입국사무소는 “현재 우랄씨는 청주외국인보호소에 보호 조처됐으며 규정에 따라 보증금 300만원을 내야 주거제한 등 약속을 지키는 조건으로 보호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041-541-9112) 이영석 간사는 “아기 수술비도 모자라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에 보증금 300만원 내기도 어렵다”며 “우랄씨가 아들 수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아산/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