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를 돋우고 정(精)을 많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오징어가 최근 동해안에서 무더기로 잡히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올 들어 1월 13일까지 강원 연안에서 잡힌 오징어가 47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5%, 평년에 비해 187%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울릉도 연안에서도 같은 기간에 424t이 잡혀 지난해 보다 299%, 평년치 보다 132% 각각 늘었다고 덧붙였다.
수산과학원은 겨울철 오징어 어장인 강원 연안과 울릉 연안의 표층 수온이 전년에는 섭씨 5~9도 였지만 올해는 이 보다 평균 4~5도 가량 높은 고수온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바닷물이 따뜻해 오징어가 남쪽으로 회유하지 않고 동해안에 계속 머무르며 어장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수산과학원측은 동해연안의 표층수온이 높아 당분간 오징어 어장은 지속되겠지만 조만간 수온이 내려가면 월동과 산란을 위해 동해남부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漁譜)에는 오징어가 까마귀를 즐겨먹는 성질이 있어 물 위에 떠 있다가 죽은 줄 알고 쪼려 하는 까마귀를 발로 감아 물 속으로 끌고 들어가 잡아 먹는다고 해 오적(烏賊)이라 이름 지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이후 오적어가 오징어로 변화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오징어가 원기를 돋우고 눈에 백태가 끼는 병을 낫게 하는데 좋다고 하고 있는데 동의보감에는 기를 보하고 의지를 강하게 하며 월경을 통하게 할 뿐 아니라 오래 먹으면 정(精)을 많게 해 아이를 낳게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오징어의 먹물로 쓴 글씨는 해가 바뀌면 사라진다고 해 잘 지켜지지 않을 약속을 일컫어 '오적어 묵계(烏賊漁 墨契)'라고 하는 말까지 생겼다. 박창수 기자 swiri@yna.co.kr (부산=연합뉴스)
오징어의 먹물로 쓴 글씨는 해가 바뀌면 사라진다고 해 잘 지켜지지 않을 약속을 일컫어 '오적어 묵계(烏賊漁 墨契)'라고 하는 말까지 생겼다. 박창수 기자 swiri@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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