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일해공원’
광주·전남대책위 “국민 배신행위”…철회 촉구
경남대책위도 강력 항의 경남 합천군이 황강 둔치에 조성한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 이름을 이 지역 출신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따 ‘일해공원’으로 바꾸기로 결정하자 곳곳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합천군은 군정조정위원회를 열어 공원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확정하고, 이날 군의회에 통보와 동시에 공고했다고 30일 밝혔다. 합천군은 2000~2004년 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68억원을 들여 황강 둔치 1만6000여평에 550석 규모의 야외 공연장, 산책로, 체육시설 등을 조성한 뒤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불러왔다. 분노하는 광주시민들=518기념재단 등 1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전두환(일해)공원 반대 광주전남대책위는 30일 성명을 통해 △일해공원 철회 △광주시민한테 사과 △재발방지 약속 등을 합천군에 촉구했다. 광주전남대책위는 “전두환은 광주시민한테 분노와 고통을 안겼던 살인자이자 독재자”라며 “이런 사람을 추앙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갈망하는 국민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화동 광주전남대책위 사무처장은 “행여 지역갈등을 부추긴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대응을 자제해왔다”며 “합천군을 찾아가 항의하고, 한나라당의 대표를 면담하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를 반드시 철회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찬반양론 불붙은 경남=144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전두환(일해)공원 반대 경남대책위(공동대표 김영만)는 30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해공원 명칭 확정에 참여한 군정조정위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며 “다음달 초 뜻을 같이하는 도내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개명철회 때까지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새천년생명의숲지키기 합천군민운동본부(공동대표 강재성)도 이날 오후 2시 합천군청 앞 공터에서 “군민들이 5공 추종세력으로 몰려 국민의 비웃음을 사고 역사의 죄인이라는 멍에를 쓰게 됐다”며 일해공원 명칭 철회 선전전을 벌였다. 반면, 새마을운동 합천지회 회원 200여명은 지난 22일 합천군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어 일해공원 지지태도를 표명했다. 안관옥, 김광수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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