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누전사고? 도주 위한 방화?

등록 2007-02-11 19:28수정 2007-02-11 22:26

전남 여수시 화장동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로 숨진 중국인 진성난의 여동생(왼쪽)이 11일 오후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오빠를 강제로 수용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을 항의하다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여수/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전남 여수시 화장동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로 숨진 중국인 진성난의 여동생(왼쪽)이 11일 오후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오빠를 강제로 수용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을 항의하다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여수/김진수 기자 jsk@hani.co.kr
“CCTV 가린 뒤 불” “TV 뒤에서 불꽃” 진술 갈려
화재 원인 못밝혀…소방설비 부족 등 또 ‘인재’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 보호시설 화재로 말미암은 외국인 27명 사상 사건은 허술한 소방시설에다 허술한 관리체계가 빚은 인재가 겹쳐 피해를 키웠다.

화재 및 구조 상황=11일 새벽 3시55분 3층 304호에서 일어난 불은 305호와 306호로 번져 세 곳 148㎡를 태우고 1시간여 만에 꺼졌다. 3층 6곳 보호실에는 51명의 남성 수용자가 있었다.

3층 감시석에 있던 직원 조아무개(52)씨는 “304호에서 연기가 나자 곧바로 2층 상황실로 열쇠를 가지러 갔고, 복도에 있던 동료 박아무개(41)씨가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호시설 보온용으로 바닥에 깔아둔 우레탄 장판이 불에 타면서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번졌다. 각 보호실 쇠창살 문이 잠겨있어 접근하기 힘든데다 유독가스가 번지면서 조씨는 곧바로 복도로 나왔다고 했다. 그 뒤 박씨와 직원들이 열쇠를 가지고 올라왔으나 연기와 유독가스가 퍼지면서 다른 보호실엔 미처 접근하지 못한 채 301호 문만 열어 여기에 있던 8명과 4층 402호 여성 수용자들을 1층으로 대피시켰다. 쇠창살에 갇혀 있던 다른 수용자들은 쇠창살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305호에 있던 쉬전쿠이(42)는 “침실 안쪽 화장실과 샤워실도 쇠창살로 막혀 빠져나갈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여수소방서 구조대가 화재 발생 14분 뒤, 화재 신고 5분 만인 4시9분께 현장에 도착해 구조에 나섰을 때 수용자들은 대부분 화장실과 샤워실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여수소방서 조양현 구조대 부대장은 “수용자들은 수건에 물을 적셔 입에 대고 구조를 기다렸다”며 “의식이 있는 부상자부터 밖으로 구조했다”고 말했다. 이날 불로 304호에서 4명, 305호에서 1명, 306호에서 4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여수 성심병원과 전남병원, 여천 전남병원 등지에 안치됐고, 부상자는 광주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등지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경찰은 일단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중이다. 304호에 있던 재중동포 김명식(39·사망)씨가 이날 새벽 3시50분께 물에 적신 화장지로 감시카메라를 가리고 난 뒤 5분 만에 불이 났기 때문이다. 진밍쯔는 전날 밤 11시부터 모두 네 차례나 감시카메라를 화장지로 가리려고 했다가 경비직원에게 세 차례 제지당했다. 김씨는 평소 체불임금을 받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나게 되는 것에 불만을 떠뜨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경찰서 하권삼 형사과장은 “수사의 초점은 도주를 위한 방화였는지에 맞춰져 있다”며 “폐쇄회로 화면, 수용자들의 진술, 화재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원인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쉬레이(31) 등 목격자들은 “휴게실 관물대 앞에 놓인 텔레비전 뒤쪽에서 연기가 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누전으로 말미암았을 가능성도 고려하며 수사하고 있다.

사망자 명단=△김명식(39·재중동포) △김성남(51·〃) △이태복(43·〃) △리샤오춘(46·〃) △장즈구이(50·중국) △양바오자(33·〃) △진신후이(38·〃) △쑨과양중(40·〃) △예르킨(47·우즈베키스탄)

안관옥 정대하 이재명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