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원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맨 오른쪽)과 수사진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승연 회장 집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 물품을 든 채 집을 나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기억 안난다’며 알리바이도 못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알리바이’(현장부재증명)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부터 11시간 남짓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보복폭행 혐의를 모두 부인했지만, 정작 피해자들이 보복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하는 범행 시각에 자신이 다른 곳에 있었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김 회장은 3월8일 밤 11시께 서울 북창동 ㅅ클럽에 간 사실은 인정하지만, 같은날 저녁 7시께 피해자들을 청담동 ㄱ가라오케로 불러들인 뒤 밤 9시께 청계산 공사장으로 데려가 폭행한 혐의에 대해선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날 저녁 7시~밤11시 사이의 행적이 문제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 조사 때 수사관이 “당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김 회장에게 묻자, 김 회장은 “두 달 가까이 지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회장은 계속되는 경찰의 추궁에 “서면으로 소명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회장 쪽은 1일까지도 알리바이를 대지 못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날 “공식 답변은 김 회장이 그때 상황이 오래된 일이라서 정확하게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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