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승연 회장 사건 감찰조사·한화 본사 압수수색
정상명 검찰총장이 2일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대해 경찰 수사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안영욱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수사지휘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장은 이날 오후 “(김 회장의) 수사 과정에서 수사 내용이 소상하게 보도돼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수사기밀 누출로 압수수색 일정이 사전에 알려져 수사 효율성에 우려가 초래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과정에서 수사의 밀행성과 효율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수사지휘권 행사에 나서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또 “50여년 만에 형사소송법이 전면 개정돼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만큼 절차의 적법성이 확보돼야 하므로 수사과정에서 인권 보호를 규정한 ‘인권보호 수사준칙’ 대검 훈령이 지켜지도록 지휘하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1일 김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첩보를 입수해 서울경찰청에 보고한 광역수사대 소속 오아무개 경위를 상대로 첩보 입수 및 보고 경위를 조사하는 등 이 사건 수사 과정에 대한 감찰 조사를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청 감찰관실은 서울경찰청 등을 상대로 첩보가 광역수사대에서 남대문경찰서로 이첩된 경위, 최기문 전 경찰청장 등 외부나 경찰 윗선의 압력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남대문경찰서는 서울 북창동 ㅅ클럽의 폐쇄회로 텔레비전 하드디스크를 업소 사장으로부터 건네받아 복구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날 오전 9시30분께부터 5시간 동안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김 회장 집무실과 부속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보복폭행 사건이 발생한 3월8일 김 회장의 일정표 등을 압수했다고 한 경찰관은 전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한화 쪽에서 경찰이 원하는 것을 내놓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압수한 문서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김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 있었던 김 회장 둘째아들(22)의 친구인 이아무개씨의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김 회장 아들과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의 신원을 확인했지만 현재 잠적해 버린 상태”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경찰 고위 간부는 “청계산 공사장에 간 경호원 한 명이 현장에서 통화한 기록을 확보하는 등 폭행 사건 물증에 대한 수사가 진전되고 있다”며 “3~4일께 김 회장의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고나무 최원형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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