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등산객이 3일 오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현장인 경기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청계산 자락 신축공사장을 흘끗보며 지나가고 있다. 경찰은 취재진이 따라붙는다는 이유로 이곳의 현장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연합뉴스
김승연 회장 벤츠 차량번호 100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청계산에 가지도, 직접 때리지도 않았다”며 보복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의 승용차가 청계산 공사장에 있었음을 추정하게 하는 증언이 나왔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청계산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3일 <한겨레> 기자를 만나, 서울 북창동 ㅅ클럽 종업원들이 납치·폭행당한 지난 3월8일 밤 9시20분께 “차량번호 100×인 승용차가 공사장 쪽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하면서 한화 계열사 소유의 ‘서울×××1001’ 검은색 벤츠 승용차를 타고 왔다.
이 목격자는 “방송에서 9시 뉴스가 시작하고 얼마 뒤 검은색 고급 승용차와 은회색 비엠더블유(BMW) 등 차량 6대 정도가 헤드라이트 대신 안개등을 켜고 느린 속도로 공사장 쪽으로 올라갔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기억했다. 그는 “차량 가운데 한 대의 차량번호가 외우기 쉬운 100×이라 아직도 기억난다. 고급 승용차에 번호도 특이해 어디 높은 사람이 근처 음식점에 온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끝자리는 정확하게 보지 못했지만 100까지는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화 쪽에 확인한 결과, 한화 소유 차량 가운데 차량번호가 100×로 끝나는 차량은 김 회장이 타고 온 벤츠 승용차 말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화 관계자는 100× 번호를 가진 차량이 더 있느냐는 질문에 “1001에 이어 1002, 1003으로 차량번호가 나갈 리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일 김 회장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한화 계열사에 딸린 에쿠스, 체어맨 차량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이들 차량의 번호는 현장에서 목격된 100× 번호와는 크게 다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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