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일행한테 폭행을 당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난 추가 피해자 3명은 김 회장의 둘째아들(22)을 처음 때렸던 ㅅ클럽 종업원 일행과 사람 수를 맞추기 위해 동원된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서울경찰청 한 간부는 “지난 3월8일 저녁 김 회장 아들을 때린 이들이 모두 8명인 것으로 알고 있던 한화그룹 쪽이 북창동 ㅅ클럽 종업원 4명만 청담동 ㄱ가라오케에 나타나자 8명으로 사람 수를 맞추려 했다”며 “이에 따라 ㄱ가라오케 인근의 ㄷ주점 종업원 4명이 ‘알바’(아르바이트)로 동원됐다”고 말했다. ㄷ주점은 ㄱ가라오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서울경찰청 간부는 “ㄷ주점에서 동원된 이들은 ‘무조건 잘못했다고 해라. 사과만 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 ㄱ가라오케에 갔다가 김 회장 일행한테 청계산에서 폭행을 당했다”며 “4명 가운데 한명은 청계산에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서방파’ 간부급 조직원인 오아무개(54)씨가 한화 쪽의 부탁을 받고 후배에게 전화해 ㄷ주점 종업원들을 불러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광역수사대의 한 경찰관은 “보복폭행에 동원된 사람들 일부와, 단순히 사람 수를 맞추려고 동원됐다가 청계산에 가지 않은 한명은 서로 알고 지낸 사이”라며 “정말 코미디 같다”고 말했다.
광역수사대의 한 경찰관은 “동원된 3명은 청계산에서 ㅅ클럽 종업원들이 ‘쟤들은 아니에요’라고 말해 줘 ㅅ클럽 종업원들보다는 덜 두들겨 맞았다고 한다”며 “북창동에도 갔으나 ㅅ클럽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알바’로 동원된 이후 ‘대가’를 받았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쉽게 털어놓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역수사대의 한 경찰관은 “청계산에서 두들겨 맞은 ㄷ주점 종업원들은 1인당 100만원 안쪽의 돈을 받았다”며 “이들은 ‘맘보’로 불리는 오씨를 두려워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받은 돈이 한화 쪽에서 나왔는지 캐고 있다. 최원형 하어영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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