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법무실장 1시간 만나
재벌 회장으로는 처음 경찰서 유치장에 수용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3일 이번 보복폭행 사건을 부른 둘째아들과의 화상면회에서 “새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김 회장은 이날 저녁 7시부터 20분 동안 둘째아들 및 부인, 큰 아들과 인터넷으로 화상면회를 했다. 그는 나머지 가족들에게는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
김 회장은 수용 둘쨋날인 13일 4.3평짜리 유치실에서 아침 7시께 일어났다. 장희곤 남대문경찰서장은 “김 회장이 밥과 미역국, 생선구이, 계란프라이, 나물 등으로 이뤄진 아침 식사를 다 했으며, 점심은 자장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식사는 2500원짜리로, 경찰서 구내식당에서 제공된다. 김 회장은 수용 첫날 아침식사는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하지만 점심식사부터는 거의 남기지 않으며, 유치장에 수용되기 전 챙겨온 베이지색 체육복을 입고 생활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는 “김 회장과 아는 사이”라고 밝힌 성공회 주교와 수녀 2명이 “축복해주고 싶다”며 김 회장의 면회를 요청했지만, 김 회장이 경찰 조사를 받아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김 회장은 12일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 가족을 포함해 누가 찾아오더라도 면회를 하지 않겠다”며 면회를 거부했지만, 한화그룹 법무실장 등과는 1시간 동안 면회를 했다.
김 회장은 유치장 2층 7호실을, 진아무개 경호과장은 김 회장과 대화가 가능한 바로 옆 6호실을 사용하고 있다. ‘피의자 유치 및 호송 규칙’은 사건의 공범 등은 유치실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분리 유치하게 돼 있다. 남대문경찰서 홍보담당 이지은 경위는 “유치실이 인접해 있으나, 유치실이 서로 다르고 유치장을 감시하는 근무자가 24시간 지켜보고 있어 분리 유치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속수사할 수 있는 기간인 10일 동안 김 회장 등을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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