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곧 추진” 발표 불구
실무진 1달째 “계획 없다”
실무진 1달째 “계획 없다”
“조 단위 예산이 들어간 공항과 그 배후도시에 보육시설 하나 짓는 게 이리 힘듭니까? 남편과 근무시간이 엇갈려 아이를 혼자 남겨두고 문을 잠글 때 기분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이름 밝히기를 꺼린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서비스 부문 2년 연속 세계 최우수공항으로 뽑힌 인천국제공항의 ‘육아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3만명이나 근무하는 인천공항에 보육시설이 없다는 〈한겨레〉 보도(3월16일치 1면) 이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재희 사장은 지난달 16일 인천공항 보안협의회에서 한 달 안에 보육시설에 관한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보육시설 건립의 실무 주체인 인천공항 사회공헌단의 사업진척 내용은 달라진 게 없다. 사회공헌단은 홍보팀을 통해 “직장 내 보육시설은 공항 내 각 기관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지역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인 보육시설은 부지 선정 등 해결할 문제가 많아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보육시설 건설 계획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보육대상 자녀를 둔 공항 근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24시간 교대로 일하기 때문에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열지 않는 일반적인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길 수 없는 형편이다.
인천시의회 김성숙 의원은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여성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을 정도”라며 “보육시설 건립을 더이상 미룰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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