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사장 기소 재검토에
2년간 수사 매달린 이원석 검사
공소시효 하루 앞둔 기소도 관심
2년간 수사 매달린 이원석 검사
공소시효 하루 앞둔 기소도 관심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 항소심에서 1심보다도 무거운 형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올린 검찰 수사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이는 수원지검 소속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검사다. 2005년 6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서 근무할 때 이 사건을 배당받아 2년 동안 공소유지 및 수사를 진행해오며 1·2심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 검사는 참여정부 초기 ‘썬앤문’ 사건 때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을 직접 조사하는 등 일찌감치 수사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사 회장, 송필호 중앙일보사 사장 등을 직접 조사했다.
이 검사는 지난해 8월 정기인사 때 수원지검으로 발령난 뒤 파견 형태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에 남아 에버랜드 수사를 진행했고, 올 2월 수원지검으로 복귀한 뒤에도 항소심 공판에 관여하며 삼성 쪽 변호인들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지난 2003년 12월 이 사건 공소시효를 하루 앞두고 허태학·박노빈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을 전격 기소한 수사팀도 주목을 받는다. 이 사건은 2000년 고발장이 접수됐지만 거의 방치돼 있다가 2003년에야 수사가 시작됐다. 당시 신상규(연수원 11기·광주지검장) 서울지검 3차장과 채동욱(연수원 14기·부산고검 차장) 특수2부장, 우병우(연수원 19기·예금보험공사 파견)·박용주 검사(연수원 21기·에스케이그룹 상무)로 이어지는 수사진은 업무상 배임의 공소시효(7년)가 끝나기 전에 일부 공범이라도 기소할 것을 주장했다. 피고발인 33명 가운데 전환사채 헐값 발행에 직접 관여한 허씨 등을 ‘표본’ 기소해 공소시효를 정지시키자는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은 대검 연구관들에게 기소 여부를 검토하도록 했고, 당시 신 차장이 이들에게 “우리가 1년 동안 검토한 사건을 당신들이 사흘 동안 검토해 다른 의견을 내면 우리가 수사를 잘못했다는 뜻이므로 모두 사표를 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채동욱 부산고검 차장은 2심에서도 유죄가 선고된 것에 대해 “모든 게 사필귀정이다.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공모’라는 본체 수사는 사실상 이건희 회장 소환만을 남겨둔 상태다. 이 사건의 12번째 주임검사는 강찬우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원석 검사가 다시 수사팀에 합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30일 “수사할 검사들은 많다. 적당한 때 적당한 사람을 불러 쓰면 되지 않겠냐”는 알쏭달쏭한 답을 내놨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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