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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4살배기 굶어 숨지게한 ‘비정한 엄마’ 검거

등록 2007-07-10 19:22수정 2007-07-10 23:32

“돈도 없고 남편도 싫고…” 가출
엄마한테 버림받은 박아무개(4)군이 굶어 숨진 것은 두달여 전. 벽지를 찢는 버릇이 있던 박군은 엄마를 기다리며 안방의 벽지를 죄다 찢어 놨지만, 끝내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 5일 숨진 지 2개월여 만에 발견된 박군의 죽음은 비정한 엄마의 가출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10일 박군의 어머니 김아무개(37)씨를 붙잡아 박군을 버려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남편 박아무개(39)씨가 지난 1월 말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뒤 생활비를 대주지 못하자 3월 말께 자신의 배로 낳은 네살배기 박군을 방에 놔둔 채 현관문을 잠그고 떠났다. 김씨는 이날 경찰서에서 “돈도 없고, (남편한테) 정도 떨어져서 집을 나갔다”며 “(아이는) 집에 두면 누가 찾아오겠거니 생각했다”고 말했다.

버려진 박군은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말도 잘 못할 만큼 발육이 더뎠다. 남아 있던 밥솥의 밥도, 냉장고에 들어 있던 먹거리도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박군은 현관문을 열지 못하고 굶주리다 안방에서 엎드린 채 숨졌다.

박군을 발견한 것은 아빠 박씨였다. 교통사고 뒤 척추 재수술로 겨우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집에 들른 박씨는 지난 2월 아내가 병원으로 데려온 박군을 본 지 넉달 만에 주검이 된 아들을 만났다. 방 안에는 기저귀가 나뒹굴고, 벽지는 사면이 모두 찢겨 있었다. 두달 남짓 숨진 채 방치된 주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으로 사인을 밝힐 수 없을 만큼 심하게 부패해 있었다.

박군 집 근처에 있는 ㄱ슈퍼 김아무개(52)씨는 “애 아빠가 사고가 나기 전까지 아이 기저귀뿐만 아니라 애 엄마의 여성용품까지 사다 나를 만큼 아내를 아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한겨레> 기자와 만나 “동거한 4년 동안 애 아빠는 습관처럼 나를 때렸다”며 “다시 집에 들어갈 생각도 했지만 애 아빠가 그 사이 퇴원해 애를 놔두고 나간 걸 알고 또 때릴까 봐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김씨가 붙잡힌 곳은 가출 이후 만난 남자친구 오아무개(41)씨 집이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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