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구직자 47% “자살 충동 경험”

등록 2007-07-17 20:38

20대 구직자들의 취업 스트레스
20대 구직자들의 취업 스트레스
청년실업률 7.2%…‘취업난 스트레스’ 심각
취업 문제로 고민하던 젊은이들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16일 오후 6시 50분께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지방대학 4학년생인 김아무개(23·여)씨가 철문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광진경찰서 천종철 폭력1팀장은 “이틀 전 김씨가 취업 문제로 어머니와 말다툼을 하며 ‘논문 준비 등으로 가뜩이나 스트레스를 받는데 엄마까지 왜 이러냐’는 말을 하고 집을 나섰다고 어머니가 말하고 있다”며 “취업 문제를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4일에는 서울의 명문 사립대를 2006년 초 졸업한 서아무개(25·여)씨가 약학대학 편입시험에 도전했다 실패한 것을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서씨는 인문사회 계열 쪽 전공을 한 뒤 취업이 안 돼 지난해 말 약학대학을 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취업준비생 배아무개(30)씨도 “차라리 공무원 시험을 볼 걸 그랬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07년 6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 6월 현재 취업자 수는 2381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만5천명이 늘었지만 15~29살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7.2%에 머물러 있다. 이런 취업난에 따른 젊은이들의 스트레스는 심각하다.

지난해 서울의 유명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등 입사시험에 연거푸 떨어져 1년 반 남짓 취직을 못 하고 있는 박아무개(25·여)씨는 “졸업하고도 날마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 앉아 있으니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올 하반기에는 꼭 취직해야 한다는 생각에 밤에 잠도 안 온다”고 했다. 서울대를 졸업한 지 1년 가까이 된 전아무개(27)씨는 “취업한 친구들을 만나면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껴 친구들 만나는 걸 피한다”고 말했다.

취업에 잇따라 실패한 이들의 상당수는 ‘취업 스트레스’ 탓에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다. 지난달 온라인 리크루팅업체 ‘잡코리아’에서 20대 구직자 10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구직자의 47.3%가 ‘취업 스트레스로 자살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홍식 연세대 의대 교수(정신과)는 “실패가 반복되면 우울증을 겪게 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자살 충동을 느낄 수 있다”며 “청년 구직자의 가족들은 남들과 비교해 실패감을 키울 것이 아니라 가족 공동의 문제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의대 신경정신과 최준호 교수는 “취업이 한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척도는 아니기 때문에 취직 하나에만 매달리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다각도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