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사랑의 농장’ 일구는 군인들

등록 2007-07-24 19:37

24일 강원 강릉 종합자원봉사센터 부설 공부방에서 아이들이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무장전자정비대대 부사관들이 직접 수확해 기증한 감자를 간식으로 먹고 있다. 강릉 종합자원봉사센터 제공
24일 강원 강릉 종합자원봉사센터 부설 공부방에서 아이들이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무장전자정비대대 부사관들이 직접 수확해 기증한 감자를 간식으로 먹고 있다. 강릉 종합자원봉사센터 제공
주말에 직접 재배한 감자·배추 자원봉사센터에 기증
전투기를 손질하던 병사들이 푸석푸석한 흙을 뒤집으며 감자를 캤다.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무장전자정비대대 소속 부사관 18명은 ‘사랑의 농장’에서 여섯달 동안 공들여 키운 감자를 거둬들였다. 모두 1400㎏. 상자 70개에 나눠 담긴 감자들은 이날 바로 강릉시 종합자원봉사센터에 기증됐다.

사랑의 농장은 지난해 초 무장대대 소속 부사관 10여명이 돈을 모아 부대 근처에 500평 남짓의 땅을 사면서 시작됐다. 직접 농사를 지어 거둔 농산물로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뜻에서다. 주말마다 밭에 나가 구슬땀을 흘린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정영민(43) 원사는 “불우이웃을 성금으로만 도울 것이 아니라, 직접 정성껏 농사를 지어 돕자는 생각에서 추진했다”고 말했다. 지난봄부터 주말농장에 참여하고 있는 정등욱(30) 하사는 “처음에는 농사일에 익숙하지 않아 종자값도 못 건졌지만, 지금은 제법 많은 수확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지난해에는 감자와 무 농사에 실패했지만 다행히 배추 농사에는 성공해 부대 근처의 소녀 가장, 조손 가정에 배추를 전해 줄 수 있었다. 올 상반기에는 감자가 결실을 맺었다.

강릉시 종합자원봉사센터에 기증된 감자는 강릉시에 있는 공부방 18곳에 전달될 예정이다. 자원봉사센터의 고광영(42) 팀장은 “공부방에 오는 아이들은 대개 조손 가정이나 편부모 가정 아이들”이라며 “아이들이 공부방에 와 있는 동안 삶은 감자를 간식으로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4일 자원봉사센터 부설 공부방을 찾은 10여명의 아이들은 병사들이 길러낸 감자들을 먹고 “맛있다”고 입을 모았다고 고 팀장은 전했다.

정 원사는 “직접 농사를 지으니 땀과 정성이 더 들어가고 농민들의 마음까지도 이해가 된다”며 “힘들여 일을 하면서도 스스로 웃고 만족하게 되는데, 바로 이런 것이 뭔가를 주는 사람의 행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