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현 사장 징역 5~3년 구형

검찰 “이재용씨에 사모전환사채 헐값 넘겨”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국민수·주임검사 임수빈)는 10일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 등에게 에버랜드 사모전환사채(CB)를 헐값에 넘겨 회사에 900억원대의 손실을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로 불구속기소된 허태학(61) 삼성석유화학 사장과 박노빈(59) 삼성에버랜드 사장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이현승)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은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일어난 위법행위”라며 “최소한 주당 8만5천원에 거래되던 전환사채를 이재용씨 등에게 주당 7700원의 헐값에 넘김으로써, 회사에 많게는 970억원 가량의 손해를 끼친 데 대해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재용씨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에버랜드 주식을 100억원도 안 되는 헐값으로 인수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며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앞두고 급히 전환사채를 발행한 점이나, 25명의 주주가 모두 실권할 확률이 수치상 2의 25제곱분의 1인 점 등으로 볼 때 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철저히 계획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허씨 등은 “필요한 자금을 빨리 조달하려는 것 외에 어떤 의도도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2일 열린다. 황예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