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무장단체인 탈레반 측에 억류되어 있는 아프간의 한국인 인질 중 일부의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되어 있다는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전제로 이번 사태에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정부는 인질 21명 중 일부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소식을 탈레반 측과의 직.간접 채널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를 통해 피랍자 일부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외신을 통해 탈레반 측이 인질들의 건강 악화를 거론할 때마다 "이상이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다", "안전에 관한 한 문제가 없다고 파악하지만 건강 문제는 자신있게 이상이 없다고 말하기 어려운 실정" 등 이라고 밝혀왔다.
앞선 3일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일본 교도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여성 인질 2명은 건강한 사람들처럼 먹을 수 없으며 걸을 수도 없다. 이들이 움직이려면 누군가의 부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구축해 온 정보망과 직.간접 채널을 통해 피랍자들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은 탈레반 측의 주장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으로 실제로 인질 일부의 건강이 매우 안좋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아프간에 파병 중인 의료부대인 동의부대 소속 군 의료진을 피랍장소인 가즈니주 인근에 대기시키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 측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이나 의료진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는 `인질 맞교환'을 위한 아프간과 한국 정부 등에 대한 압박과 협박의 의도로 분석된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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