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인터뷰…“한국 돌아가면 검찰에 모든 증거 제출”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와 함께 엘케이이(LKe)뱅크 공동대표를 지낸 김경준씨는 10일(한국시각) 비비케이(BBK) 금융사기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가 비비케이의 자금 흐름을 몰랐을 리 없다”며 “비비케이의 투자 유치는 모두 이 후보가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청구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김씨는 시사주간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비케이 의혹이 불거진 뒤 김씨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 <한겨레21> 기자와, 구치소 구내전화를 통해 한 인터뷰에서 “(이 후보와 함께 설립한) 엘케이이뱅크는 비비케이, 이뱅크증권중계의 지분을 100% 가진 지주회사였다. 대표이사(이명박 후보)가 회사 자금이 어떻게 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미국에서 진행 소송이 마무리되는 9월이면 한국에 가, 검찰에 모든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지금까지 “(금융사기 사건을 일으킨) 비비케이는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김경준씨는 비비케이가 삼성생명, 심텍 등으로부터 수백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데 대해 “투자 유치는 모두 이명박 후보가 한 것이다. 내가 그 다양한 사람들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1999년 한국에서 살로먼스미스바니란 미국 투자회사에 일하고 있을 때 이 후보의 측근인 김백준씨가 연락이 와 이 후보와 같이 일하게 됐다”며 “이 후보와 파트너이긴 했지만 내가 이 후보 아래서 일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가 조작이나 옵셔널벤처스 자금 384억원 횡령 등 자신의 혐의에 대해선 “어느 것 하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한국 검찰에 출두한 뒤 제시하겠다고 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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