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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객정보 관리 허술…언제든 ‘범죄 먹잇감’ 될수도

등록 2007-09-18 15:06

경비업체, 계약해지 뒤에도 건물도면 등 완전폐기 안해
직원 강도짓 못막은 에스원
“관리시스템 재정비” 뒷북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경비업체 에스원 직원 노아무개(31)씨가 여성 두 명만 사는 집에 들어가 강도짓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집은 일주일 전 경비 계약을 해지한 전 고객이었다. 이 사건은 경비업체 직원의 윤리·자질 문제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고객이 경비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제출한 상세한 건물 도면 등 중요 정보가 계약 해지 뒤에도 완전히 폐기되지 않아, 여전히 악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가 석달 전 에스원과 계약을 해지한 ㅅ(58)씨를 통해 서비스를 담당했던 지사에 확인한 결과, 계약 당시의 개인정보는 회사 쪽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또 지사에서는 경비용 감지기 설치를 위해 만든 도면도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

에스원이 고객에게서 확보하는 정보는 △이름, 주소, 주민번호, 주거인 등 개인정보 △출입문, 창문, 감지기 위치 등을 상세하게 그린 서비스 구역의 도면 △고객의 출입 내역 등이다. 도면과 출입 내역을 묶어 관제(보안)정보라고 한다.

이런 정보가 계약 해지 뒤에도 보관되고 있는 데 대해 에스원 홍보팀 조의수 부장은 “고객의 정보는 관제정보와 영업정보로 나뉘는데, 해약을 하면 관제정보는 12시간 안에 폐기되지만 영업상의 이유로 고객들의 이름, 주소 등 개인정보는 본사 시스템에서 보관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도면의 경우 온라인상으로는 소멸되지만, 현장의 영업 직원이나 출동 직원들이 출력해 갖고 있는 도면은 따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어 남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해약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안과 직결되는 도면 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에스원 전 직원은 “계약을 해지해도 건물 승계인이 재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아 도면 등 정보를 폐기하지 않고 보유한다”며 “고객이 요구하지 않으면 열쇠를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더구나 현재 에스원 관제 시스템에서는 회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누구나 고객이 언제 집에 있는지 등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스원 전 직원 김아무개(38)씨는 “몇 명이 거주하는지는 물론이고 출입 내역을 통해 주로 누가 보안설정을 하는지, 언제 사무실을 비우는지 등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연체된 고객들에게 요금을 받으러 갈 때는 관제 시스템에 들어가 고객이 집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찾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부장은 “관제 시스템 접근이 누구나 가능한 것이 사실이어서 그동안은 일반 직원들이 볼 수 있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객 관리 시스템을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지평의 이은우 변호사는 “에스원처럼 개인정보가 관리되는 경우 개인정보와 도면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고객 정보를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하는 것은 민법상 보호의무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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