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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어머니한테 효도하다 발명왕됐어요”

등록 2007-10-15 19:25

‘별걸 다 만드는 경찰’ 예산 가야지구대장 이승준 경감
‘별걸 다 만드는 경찰’ 예산 가야지구대장 이승준 경감
‘별걸 다 만드는 경찰’ 예산 가야지구대장 이승준 경감
충남 예산경찰서 가야지구대장인 이승준(55·사진) 경감은 11일 예산군 덕산면 한 사과 과수원에서 자신이 발명한 유인추의 성능을 확인한 뒤 활짝 웃었다. 유인추는 유실수가 자랄 때 가지 끝에 매달아 가지를 아래로 휘게해 과수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고 열매에 든 영양분이 뿌리와 줄기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과수원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이 유인추는 지름 7㎝의 동그란 원통 안에 산화물을 채우고 나일론 재질의 굵고 가는 고리 2개를 달아 시멘트와 철사로 제작된 다른 유인추보다 달고 떼기가 쉽고 잘 망가지지 않는다. 또 부서져 떨어져도 땅을 오염시키지 않고 기계로 갈아도 날이 상하지 않는다.

이 경감이 지금까지 발명한 물건은 200여 가지를 헤아린다. 이 가운데 20여종은 특허나 실용신안등록을 해 실용화됐다.

그의 발명 인생은 어머니에 대한 효심에서 비롯됐다. 중학교 때 아궁이 앞에서 쭈구리고 앉아 불을 지피는 어머니에게 의자를 만들어 드린 게 첫 발명이었다. 지난달 충남 청양군이 신활력사업을 추진한 공로로 받은 대통령 표창도 그가 지극한 효심에서 발명한 고추건조기 덕택이었다.

중학교 때 ‘아궁이용 의자’ 첫 개발
‘고추 자연건조틀’로 대통령 표창도
200여가지 고안…“모두 편해졌으면”

“고추는 멍석에 널어 햇볕에 말리잖아요? 그런데 고추는 날이 궂고 서로 붙어있으면 쉽게 상해요. 어머니께서 ‘말리던 고추가 다 상했다’며 속상해 하시길래 궁리했어요.”


‘고추 자연건조틀’로 이름붙은 그의 고추건조기는 판에 작은 구멍들을 뚫어 고추를 하나씩 꽂은 뒤 실내에서 말리도록 고안됐다. 이 고추건조기는 한국식품연구소의 실험에서 햇볕에 말리면 없어지는 비타민C를 보전하는 점이 확인돼 청양군이 최고급 고추를 말리는 데 사용하고 있다.

탄력있는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얼음주머니를 자석으로 컵 바닥에 고정시키는 얼음컵과 뚜껑을 겉면에 고정시키는 페트병도 그의 발명품이다.

중견 경찰간부답게 치안 관련 발명품도 적지 않다. 고성능 무선경음기는 본체와 50m 이내에서는 어디서든 무선으로 작동하는데, 스위치를 누르면 바깥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경찰 사이렌이 울리고 자동으로 경찰관서 등 예약해 둔 7곳으로 전화 통보가 된다.

실용화되지는 않았지만 발명품 중에는 줄이 달려 있어 달아나는 범인의 다리를 옭아매는 경찰봉도 있다.

“생각나면 메모하고 짬나면 궁리하다 보니 발명이 버릇이 됐다”는 그는 “모든 이들의 삶이 편해지는 발명을 하고 싶다”며 오늘도 ‘기발한 꿈’을 꾸고 있다.

예산/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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