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65)씨와 함께 살았던 내연녀의 딸이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인 전씨와 똑같은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방배경찰서는 지난 28일 필리핀 정부로부터 외자를 유치하고 사업권을 따주겠다고 속여 4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아무개(32)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김씨는 2003∼2007년 사이 사업을 하는 윤아무개(46·여)씨 등 3명에게 자신의 어머니가 10여년 동안 전씨와 함께 살았던 사실을 내세워 “필리핀 정부로부터 10억여달러의 외자 유치와 납 수입 사업권을 따내도록 도와주겠다”며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16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윤씨가 거래처로부터 할인을 의뢰받아 갖고 있던 30억원짜리 약속어음을 자신이 할인해주겠다며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윤씨 등에게 자신과 어머니, 전씨가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 부인인 이멜다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필리핀 정부로부터 대통령 가족으로 대우받는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숨겨둔 재산 420조여원도 양도받았다”고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는 지난 2004년 한 건설업체 대표에게 “외자 유치를 도와주겠다”며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7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고소돼 수배 중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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